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취임 1달 만에 외교가의 '신 스틸러'로 떠올랐습니다.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건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이죠.
중국이 발칵 뒤집히면서 "목을 베겠다" "머리 나쁜 정치인" 등의 악담을 퍼붓고 사실상 '일본 불매'에 들어가면서, 중일 관계는 점점 나빠지고 있습니다.

# 돌발 발언? 또는 전략?

그런데 이 발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다소 아웃사이더였던 다카이치에 대해 "원래 돌발 발언이 잘 통제가 안 되는 릴게임신천지 정치인이다" 이런 평가도 있고요.
"반중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 일본을 결집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분석도 보입니다.
문제의 그 발언, 바로 직전으로 가보겠습니다.
2차 대전 이후 군을 가질 수 없는 일본은 아베 총리 이후 조금씩 무장 의지를 드러내 왔죠.
'아베의 후계자'를 황금성게임랜드 자처하는 다카이치를 향해 전 야당 대표인 오카다 카츠야 의원이 이런 질문을 던집니다.
[오카다 카츠야/입헌민주당 중의원(지난 7일)] "어떤 경우에 존립 위기 사태가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대만을 둘러싼 문제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입 바다신게임 니다."
여기까진 원고대로였죠. 하지만 질문이 좀 더 집요해집니다.
[오카다 카츠야/입헌민주당 중의원] "예를 들어 대만·필리핀 사이 해협이 봉쇄된 경우, 우회하면 오래 걸릴 수는 있어도 일본으로 가는 에너지나 식량이 끊기는 일은 기본적으로 없겠죠."
[다카이치 사나에/일본 총리] "해상봉쇄도 손오공릴게임 전함을 동원하고 다른 수단도 결합해 대응한다면 '무력행사'가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전문가들은 바로 여기서 나오는 '전함'이라는 단어에 주목하며 돌발 발언일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이원덕/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센칸(전함)이라는 역사 속에서나 나오는, 만화 속에서나 나오는 그런 얘기지 21세기 바다이야기디시 군사 무기 체계를 얘기할 때 나오는 개념은 아니잖아요. 자위대 간부들이나 방위성 관계자 같으면 절대 사용하지 않는 개념들이 돌출돼 나왔다…."
쉽게 말해 평소 생각이 그것도 너무 구체적으로 드러나 문제가 됐다는 겁니다.

# 할 말은 한다 '다카콜라'

그간 일본 역대 총리들은 애매한 표현으로 외교 갈등과 논란을 피해갔습니다. 바로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건데요.
미국조차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면서 대만과의 관계는 이어가고 군사 개입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발언을 다카이치가 꿈꾸는 '강한 일본'의 모습과 연결 짓는 해석이 힘을 얻는 겁니다.
중국을 불편하게 하더라도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끈끈히 하고 일본 역시 이번 기회에 재무장을 하겠다는 거죠.
[최희식/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다카이치의 행보를 보면) 일본을 다시 부흥시키고 싶다라는 느낌이 강하고, 중국하고 북한이 군사적으로 너무 위험하니까 일본의 국방력을 강화해서 이들을 대항해야 된다…."

# 고공행진 하는 지지율

그런데 바로 이 점이, 일본인들에게는 '취향 저격'이 된 모양입니다.
돌발이든 계산이든 '중국에 할 말을 한다'는 건데요.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72%로, 오히려 '대만 발언' 이후 소폭 높은 수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존 일본 정치인들과는 완전히 다른 보법도 관심의 대상인데요.
서민 가정 출신에다 다이빙, 드럼, 바이크 같은 보통 사람의 취미를 즐기는 것도 일본 정치인으로선 파격인데,
최근엔 새벽 3시에 출근하며 공관을 발칵 뒤집어 놨고, 잠과 회식을 줄이고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해 좋은 정책을 내놓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이원덕/국민대 일본학과 교수]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소위 '마지메' 성실함이잖아요. 사실 일본의 지도자들은 그런 모습은 그동안 별로 없었거든요. (학생 때는) 굉장히 가난하게 살면서 장학금 모아서 살았다고 해요. 그런 게 일본 국민에게 참신한 스토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특히 일부 여론 조사에서는 50대 이하의 현역 세대에 80%가 넘는 지지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기존 정치인에겐 없는 신선함, 직설 화법에 열광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성공하면 '사이다' 실패하면 '리스크'

일단 일본은 총리의 발언인 만큼 철회할 수는 없다면서도 수습에 들어갔습니다.
26일 국회에 출석해서는 "정부가 모든 상황을 종합해 판단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돌아갔습니다.
중국과 관세 전쟁에서 출구를 찾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틀 전 트럼프는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 직후 다카이치에 '대만 주권 문제에 관해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조언은 미묘했고, 발언을 철회하라는 압박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달라는 주문인 셈입니다.
[민정훈/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미국) 국무부나 국방부 같은 경우는 일본이 미국과 함께 중국과 싸워주는 것을 반기는 입장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가야 하고 성과도 내야 하고 하니까 단기적으로 자제를 좀 해줬으면 좋겠고 괴리가 있는거예요."
일본 경제는 만성적인 저성장에 최근엔 물가까지 오르면서 임금이 오르지 않는 가운데 소비마저 위축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습니다.
타카이치는 아베보다도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띄우는 '사나에노믹스'를 예고하고 있는데, 물가는 잡지 못하면서 구조적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중국의 불매 운동이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시기인 만큼 경제 정책이 실패한다면 이 '사이다 화법', 고스란히 리스크로 돌아올 거란 경고가 나옵니다.
JTBC 백민경입니다. 기자 admin@gamemong.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