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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스'에서 차기 보스 0순위인 조우진이 중국집 사장이 되고 싶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지금은 싸울 때가 아니다. 대결이 웬 말이냐. 함께 개봉한 게 영광스럽다."
코믹액션영화 '보스'의 주연배우 조우진이 지난달 26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만나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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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일간 이어지는 올 추석,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와 라희찬 감독의 '보스'가 한국영화 대표 선수로 나섰다. 두 영화의 주역 이병헌과 조우진을 만나 촬영 뒷이야기를 들었다.
■이병헌, 실직가장의 희로애락 완벽 소화
'어쩔수가없다'는 개봉 후 호불호가 나뉘지만 영화의 만듦새나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했다. 재취업을 위LG생활건강 주식
해 잠재적 경쟁자 제거에 나선 한 가장의 고군분투를 세련된 미장센과 아이러니한 유머로 풀어냈다. 특히 박찬욱식 유머와 코드가 맞는다면 낄낄 웃으면서 볼 수 있다. 영화 속 상징과 촘촘히 직조된 아이러니를 곱씹어보는 재미도 있다.
특히 이병헌은 실직한 가장 만수의 희로애락을 그야말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병헌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무료충전 바다이야기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감독이 해고당한 만수가 살인을 저지르는 게 그저 영화적 장치라고 말했지만 배우인 저로선 관객이 '저 정도면 어쩔 수 없지'라고 공감할 수 있도록 그 감정의 과정을 설득하는 게 숙제였다"고 떠올렸다.
또 실직 전 콧수염을 기른 만수 캐릭터에 대해 "겉으로는 다정한 아버지지만 은근히 가부장적이고 마초적인 면모가 디이엔티 주식
있다"며 "오늘날 젊은 세대가 보면 '꼰대 같다'고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만수는 가장으로서 자기희생적인 행동을 하지만 그 독단적이고 극단적 선택은 가족을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하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만든다.
모든 장면을 세밀하게 통제하는 박찬욱 감독과의 촬영은 인내심이 요구됐다. 특히 대사의 고저장단HTS활용
을 세밀하게 디렉팅해 배우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
이병헌은 "고저장단 지적은 상대적으로 덜 받은 편"이라며 "만약 그 부분까지 지적을 받았다면 아마 면접 보는 장면을 찍다가 집에 갔을지도 모른다"고 농담을 던졌다.
극중 폭소를 자아냈던 댄스 장면 촬영 비화도 들려줬다. 앞서 손예진은 몇 달간 탱고를 맹연습한 자신과 달리 이병헌의 즉흥 춤이 자신의 춤을 압도했다고 토로했다.
이병헌은 "댄스 파티장에서 아내에게 들키지 않게 춤을 추면서 다가가는 설정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연습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실제로 6~7테이크 정도 촬영했고, 매번 다른 춤이 나왔다. 그냥 그 순간 음악과 분위기에 몸을 맡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본주의 사회, 고용불안과 AI 물결은 피할 수 없다. 그는 한 동료의 조작된 합성영상을 멋모르고 재밌게 보다 가짜인 걸 알고 받았던 충격을 떠올리며 "AI는 먼 미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또 "언제까지 '보고 싶은 배우'로 남을지 늘 생각한다는 점에서 저 역시 고용불안을 느낀다"고 부연했다.
■'보스' 조우진 "편하게 웃다 가세요"
'보스'는 한때 충무로를 강타했던 조폭 소재 영화와 차이가 있다. "네가 해라 보스"라는 카피에서 알 수 있듯 보스가 되려고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이는 게 아니라 서로 안 하려고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웃음과 액션으로 버무렸다.
조우진은 이 영화에서 차기 보스 0순위이지만 중국집 '미미루' 프랜차이즈로 전국구 평정을 꿈꾸는 '순태' 역을 맡아 웃음과 따뜻함을 동시에 전한다. 극중 탱고에 빠진 '강표' 정경호와 유일하게 보스를 갈망하지만 그 누구도 보스감이라 생각하지 않는 '판호'(박지환), 그리고 미미루 배달원으로 잠입한 언더커버 경찰 '태규'(이규형)가 이번 소동의 주역들이다.
조우진은 "감독이 '이렇게 해'라고 지시하기보다는 배우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게 해줬다"며 "최종 선택 전 함께 모니터링하고 의견을 나눴고 그런 과정을 거치며 끈끈한 동지애가 생겼다"고 전했다.
액션 장면에서도 배우들이 적극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성룡 영화처럼 주변의 물건을 활용하거나 정경호의 탱고 액션처럼 독창적인 시도를 했다"며 "무술감독도 이를 수용해 주면서 한층 코믹하면서도 차별화된 액션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홍보를 위해 한달째 열일 중인 그는 "주연작의 무게감보다 영화가 잘돼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며 "관객들이 웃고 즐기다 갔으면 좋겠다. 시름을 잊고, 추억과 위로를 얻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애니메이션 강세 속 500만명을 훌쩍 넘긴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바통을 '극장판 체인소 맨: 제레편'이 이어받았다. 여기에 한국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가 10대 맞춤 가족 영화로 도전장을 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론: 아레스'는 연휴 막바지인 8일 관객을 만나러 온다.
신작만 있는 건 아니다. 고전 명작 재개봉 열풍에 20년 전 일본 영화 '린다 린다 린다'와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그저 사고였을뿐'이 나란히 극장에 걸렸다. 동명 뮤지컬을 영화화한 '프랑켄슈타인'과 동명 뮤지컬의 영화 버전 '어쩌면 해피엔딩' 등 팬덤 겨냥 콘텐츠까지 다채롭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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