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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층의 천한 자와 무식한 자, 경솔하면서도 성별 특성상 쉽게 꾀임에 넘어가는 여성을 모아 신성모독적인 음모의 무리를 형성해 야간 모임, 엄숙한 금식, 비인간적 음식으로 결속한다.”
2세기 기독교 변증서 ‘옥타비우스’에 실린 그리스도인 비판이다. 이교도와 기독교인 간 논쟁을 담은 이 책엔 당대 일반 대중이 바라본 그리스도인에 관한 부정적 편견과 인식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여기서 기독교를 비판하는 이교도인 카이킬리우스는 “은밀하게 행동해 직접 목격한 바는 없으나”로 시작하는 근거 없는 비난을 이어간다 pd수첩부산저축은행 . 그중 하나가 “(이들이) 모일 때 사랑으로 위장한 정욕에 빠져 서로를 형제자매로 부르며 고의로 근친상간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로마 팔라티노 박물관이 소장한 ‘알렉사메노스 그래피티’. 고대 그리스어로 적힌 비문은 ‘알렉사메노스는 자신의 신을 숭배한다’이다. 십자 대한주택공사임대아파트모집공고 가에 못박힌 이의 얼굴을 당나귀로 그려 예수와 그를 믿는 그리스도인인 알렉사메노스를 동시에 조롱하는 내용이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초기 그리스도인이 이런 중상모략에 취약했던 건 이들이 당시로선 로마제국의 상식과 전면 배치되는 ‘이상하고도 위협적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다신교 숭배 사회인 로마제국에서 리볼빙결제 이들은 유일신을, 그것도 중범죄자로 십자가형을 당한 인간을 황제처럼 숭배했다. 제우스처럼 신이라면 응당 있어야 하는 신상이나 신전도 없고 제사장조차 없는 종교. 미국 노던신학교 신약학 교수인 저자는 이처럼 기존 질서를 거부하는, 이 이상하고도 위험한 소수 종파가 어떻게 제국을 뒤엎은 매력적 존재로 부상했는지를 탐구한다.
로마제국이 이들을 삼성중공업 합병 ‘요주의 인물’로 점찍은 건 “손에 잡히지 않는 것, 현재가 아닌 미래의 것, 사회의 흐름을 거스르는 것”을 믿어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 언제 어디서나 연결될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가진” 동시에 “(예배하기에) 본질상 더 나은 장소가 따로 있지 않다”고 믿는 이들이었다. 저자는 이를 ‘종교적 기술 혁신’으로 정의한다. “유선전화에서 휴대전 급여 식대 화로 바뀐 것처럼 어디서나 직접 안전하게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분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파격이었다는 이유다. 아울러 이러한 이동성 덕에 기독교가 빠르게 성장했다는 가설을 지지한다.
이탈리아 화가이자 건축가인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에서 설교하는 사도 바울’. 바울의 설교를 듣는 청중 뒤로 신전과 신상이 보인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신들과 황제를 위한 의례를 기준으로 연간 달력을 만든 로마인에겐 그리스도의 탄생과 재림 위주로 삶을 꾸려가는 이들의 시간관도 의뭉스러웠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 유대교 안식일이자 한 주의 마지막인 토요일을 거부하고 일요일에 예배했다. 또 예수가 재림하는 ‘그리스도의 날’(빌 1:10, 2:16)을 기다리며 “그리스도가 떠나 있는 동안엔 충성스럽게 순종하고 그분이 돌아올 때를 준비하는” ‘이미, 아직’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이 칭송하는 ‘종의 형체를 지닌 겸손한 신’(빌 2:5~11)에 관해서도 이질감을 느꼈다. 로마 지도층은 여러 신전에서 제사 등의 의식을 치르며 ‘신-황제(반신)-원로원 등 사회지도층-평민-노예’ 순으로 짜여진 ‘우주의 질서’를 공고히 다졌다. 계급 없는 평등은 로마식 정의와 평화엔 어울리지 않았다. 한데 그리스도인은 “각 사람은 하나님 형상대로 지음 받았고 그분은 신분에 주목하지 않으며 편애하지 않는다”(롬 2:11, 앱 6:9)는 걸 믿고 실천했다.
이탈리아 로마의 프리실라 카타콤에 그려진 2세기 초대교회 식사 모습. ‘애찬’으로 불리는 공동체 식사 모습을 묘사했다. 위키미디어 커먼스
이들의 행동이 완벽했던 건 아니다. 저자도 사도 바울을 비롯한 1세기 그리스도인이 ‘서로 싸우고 경쟁’했으며 ‘사랑을 논하면서도 유대인을 비난한 것’, ‘노예 제도 자체에 항의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다. 초기 기독교가 “완전히 새로운 사회학과 윤리의 씨앗을 뿌린 것”에 동의하나 “1세기 그리스도인의 행동엔 실패도 있음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초대교회 특성으로 꼽혀온 구제와 평등뿐 아니라 예배와 시간관 등의 측면에서 기독교의 발흥을 설명한 책이다. 성령의 중보(仲保)를 ‘영적 자동완성’ 등에 비유하며 알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낸 저자의 글솜씨와 이를 잘 살린 번역이 일품이다. 종교에 무관심한 세태 가운데 살아가는 한국 기독교인에게 보낸 저자의 격려도 인상적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게 어렵고 복잡할 수 있다는 걸 잘 압니다.… 이 책이 신앙 선조가 보인 놀랍고도 파괴적인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좁은 길에 선 여러분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일깨워주길 바랍니다. 목자의 음성을 따라가십시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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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행동이 완벽했던 건 아니다. 저자도 사도 바울을 비롯한 1세기 그리스도인이 ‘서로 싸우고 경쟁’했으며 ‘사랑을 논하면서도 유대인을 비난한 것’, ‘노예 제도 자체에 항의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다. 초기 기독교가 “완전히 새로운 사회학과 윤리의 씨앗을 뿌린 것”에 동의하나 “1세기 그리스도인의 행동엔 실패도 있음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초대교회 특성으로 꼽혀온 구제와 평등뿐 아니라 예배와 시간관 등의 측면에서 기독교의 발흥을 설명한 책이다. 성령의 중보(仲保)를 ‘영적 자동완성’ 등에 비유하며 알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낸 저자의 글솜씨와 이를 잘 살린 번역이 일품이다. 종교에 무관심한 세태 가운데 살아가는 한국 기독교인에게 보낸 저자의 격려도 인상적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게 어렵고 복잡할 수 있다는 걸 잘 압니다.… 이 책이 신앙 선조가 보인 놀랍고도 파괴적인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좁은 길에 선 여러분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도 일깨워주길 바랍니다. 목자의 음성을 따라가십시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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