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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성장기 아이를 둔 부모들 사이에 이른바 키 크는 주사로 알려진 성장호르몬 주사가 유행이라고 한다. 성장 호르몬 주사는 질병으로 인해 성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질병으로 보이지 않는 아이도 맞고 있다. 괜찮은 걸까?
지난 18일 방송된 KBS 1TV <추적60분>에서는 '키 크는 주사 열풍–누구를 위한 주사인가' 편이 전파를 탔다. 현재 성장 호르몬 주사 맞는 사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성장 클리닉 상황과 해외 취재를 통해 해외에서 어떻게 하는지 등을 담았다. 취재 이야기 들어보고자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해당 회차 연출한 상은지 PD를 만났다. 다음은 상 PD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타행 수수료 면제
"둘째 아이 때문에..."










▲  ] KBS 1TV < 추적60분 현대카드m포인트몰 > 의 한 장면


ⓒ KBS




- 키 크는 주사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취재하게 됐나요?
"둘째 아이가 인큐베이터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해서 좀 작아요. 지금도 키가 작고요 인터넷즉시대출 . 그래서 저도 성장 호르몬 주사에 관심이 있었는데 정말 이 주사를 정상 아이들이 맞아도 괜찮은지 고민이 들어서 취재를 시작했어요. 원래 주변에서 많이 맞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고 제 또래 엄마들이 관심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당연히 호르몬 주사기 때문에 기준도 까다롭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으로 생각했었어요."

- 500만원 대출 취재하면서 새롭게 알게 되거나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을까요?"당연히 주사를 병원에서 맞는 건 줄 알았어요. 근데 이게 매일 밤 부모가 맞히거나 조금 큰 아이들 같은 경우는, 본인이 스스로 맞더라고요. 그게 가장 놀라웠어요. 병원에서 주사를 결정하면 제약회사 직원이 집으로 찾아오기도 하고요. 집에 와서 어떻게 주사 놓는지 알려준다고 하더라고요. 방송에 담 환급금계산 지는 못했지만, 저는 이 부분도 되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취재 전에는 당연히 어떤 기준이 있고 기준치보다 아래인 경우에만 처방이 될 거로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아무 기준이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 그럼, 이 아이템 결정하고 맨 처음에 뭐부터 했나요?"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원들을 만났고, 그다음에는 실제 주사 사용하는 분들에게 어떤 고민이 있는지 들어보려고 했어요. 이게 어떤 원리로 키 성장을 시키는 건지, 그리고 이게 실제로 효과가 있는 건지, 부작용이 어떤 게 있는 건지 다들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정확한 정보가 없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방송에 그런 것들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죠."
- 중학생인 김준우(가명) 군 이야기로 시작했잖아요. 말 들어보면 주사 효과가 없는 거 같던데."주사 때문에 컸는지, 아니면 클 때가 돼서 컸는지, 아니면 이 모든 게 동시에 일어난 것인지 사실 아무도 정확하게 그 결과를 알 수가 없어요. 이걸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주사 맞지 않은 상태에서 최종 성인 키를 확인하고, 다시 시간을 돌려서 같은 아이에게 성장 호르몬 주사 맞혔을 때 이 아이가 얼마만큼 더 컸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건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요. 그리고 정상적인 아동에게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하게 하면서 성장 호르몬 주사 맞히는 게 윤리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연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 그런데 키는 유전이라고 하잖아요. 성장 호르몬 주사 맞으면 유전이 극복되나요?"그건 아닌 것 같아요. 유전적으로 클 수 있는 키는 정해져 있는데 그것보다 조금 작아지냐 커지느냐는 수면, 식습관, 생활 환경 등으로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 그럼 주사의 역할은 뭔가요?"성장 클리닉에 가도 부모 키로 예측한 유전 키를 말해줘요. 그런데 실제 아이의 뼈 나이와 현재 키 등을 고려해서 예상 키가 나오는데 유전 키보다 작은 경우, 주사를 통해 키울 수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거죠."
- 주사 안 맞았는데 키가 클 수도 있잖아요."성장 시기의 아이들은 다 커요. 1년에 5센티미터씩은 크는 게 정상이라고 했어요. 그거보다 더 키우기 위해서 주사를 맞는 거예요. 만났던 부모님들이 다 이게 진짜 주사 때문에 큰 건지 아니면 원래 클 아이였던 것인지는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 성장 클리닉은 어땠어요?"병원인데 사실 아픈 아이는 없잖아요. 그래서 느낌이 조금 이상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진짜 많거든요. 그래서 생각보다 진짜 많은 애들이 이 주사를 맞고 있구나 싶었어요."
- 성장 클리닉을 예약하는 나이도 낮아지고 있다고 나와요. 상급 병원은 아이가 태어났을 때 예약해야 한다던 데 왜일까요?"대학병원 같은 곳은 교수님이 몇 분 안 계시고, 진료를 볼 수 있는 날도 많지 않아서 예약하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리고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이 한 번 나면 예약하기가 더더욱 어려운 것 같아요."
- 어린아이가 얼마나 클지 모르잖아요."많은 부모님이 아이의 성인 예상 키 듣고 성장 호르몬 주사를 결정하셨다고 했어요. 저도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전문의 선생님들께 확인을 해봤는데 아주 어린 나이에 예상 키를 맞추는 건 굉장히 어렵다고 하셨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성적으로 어느 대학에 갈지 예상하는 것과 비슷해서 너무 어릴 때의 예상 키를 듣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어요."
- 조금 늦게 크는 아이도 있다고 들었어요. 어릴 땐 평균보다 작았지만, 청소년기에 훌쩍 크기도 한다더라고요."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고, 실제로 취재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본인은 고등학교 때 컸다', 심지어 '군대에서도 컸다'는 얘기도 했거든요. 근데 일부 성장 클리닉의 문제는 마치 특정 시기가 지나면 아이의 키가 전혀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거예요. 어느 정도 맞긴 하겠죠. 급성장기에 가장 많이 크는 건 맞으니까요. 하지만 그 이후에 클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처럼 이야기하니까 부모는 굉장히 불안하고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대부분 그래서 성장 호르몬 주사를 결정하시더라고요."

키 작은 사람들 향한 잘못된 인식










▲  상은지 PD


ⓒ 이영광




- 성장 호르몬 주사 맞을 수 있는 자격이 있나요?
"자격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성장 호르몬 주사에 대한 건강보험 처리를 해주는 질병이 있어요. 소아 성장 호르몬 결핍증, 터너증후군, 부당 경량아 등 성장에 문제가 있어서 정상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치료제로 쓰이는 거죠. 그리고 비급여지만 성장 호르몬 주사 사용이 허가된 범위가 하나 더 있어요. '특발성 저신장증'이라고 아무런 의학적인 원인이 없는데, 100명 중의 3번째보다 작은 경우에는 주사를 맞을 수 있도록 허가됐어요."

- 우리나라가 외모 지상주의가 심하잖아요, 그 영향 때문일까요?"그럴 수 있죠. 예전에 <개그 콘서트>에 '키 컸으면'이란 코너가 있었잖아요.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웃어넘겼는데 이 아이템을 하다 보니까 우리 사회가 키 작은 사람들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구나 싶더라고요. 여러 방송이 그런 인식을 키웠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고요."
- 평균 키인 9세 여아가 성장 클리닉 가서 진료받는 데 동행했잖아요. 어땠나요?"딱 평균의 아이거든요. 평균 키, 평균 체중, 부모님들의 키도 평균. 이 아이에게도 성장 호르몬 주사를 처방해 줄지 궁금했어요. 실제로 병원에서는 모든 게 정상이지만 그래도 키를 키우고 싶으면 맞으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선택을 부모에게 넘기는 건데 저는 이 부분이 사실 굉장히 불편했거든요. 어쨌든 호르몬 주사고, 자체가 의료 행위인데 이 선택을 다 부모에게 결정하라고 하는 게 맞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 부작용이 나타나면 책임 안 지려고 그러는 걸까요?"그런 건 잘 모르겠어요. 근데 일단 부작용이 나타나도 인과관계 증명을 쉽게 할 수가 없어요. 이 부작용이 성장 호르몬 주사 때문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걸 의사들을 회피한다기보다는 결정을 부모에게 넘기는 이유는 비용 때문인 것 같아요. 상당히 큰 금액이 들어가는 거니까 어쨌든 부모가 결정해야 하는 문제거든요. 이게 질병이 아닌 상태에서 선택에 의한 주사다 보니까 부모가 그 비용을 감당할 의지가 있어야지 가능한 일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 부작용이 걱정되기도 하고요."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히고 싶은데 아직 고민하시는 부모들과 실제로 아이에게 맞히고 있는 분들도 부작용 걱정이 제일 많았어요. 왜냐하면 부작용에 대해서 의사들이 정확히 이야기해 주지 않아서라고 생각해요. 명확한 정보가 되게 부족한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 연구가 안 된 건가요?"정상 아동들이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았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문헌이 아예 없어요. 연구 자체도 없고요. 일단 해외에서는 이렇게 미용 목적으로 주사를 맞는 아이들이 거의 없어서 연구 자체를 할 필요가 없고, 성장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아이들에게 부작용 위험을 감수하게 하면서 호르몬을 주입하는 것 자체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연구가 될 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앞으로도 가능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전문가는 이미 맞고 있는 아이들이나 주사 사용이 끝난 아이들을 추적 관찰하는 게 필요하다는 얘기들을 하시더라고요. 아이들이 보통 의료기관에 다니는 게 5년 정도인데 그 이후에는 병원에 오지 않으니까 사실 추적을 할 수가 없잖아요. 부작용을 정확히 알고, 인과관계를 조사하려면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았어요."
- 해외에서는 성장 호르몬 주사를 엄격하게 제한하나 봐요?"중국과 멕시코에서는 많이 맞는대요. 미국도 사실 처방은 가능한데, 병원비 자체가 비싸서 쉽게 접근 안 되는 것 같아요. 근데 유럽 같은 경우는 질병이 없는 아이들에게 성장호르몬제 쓰는 것 자체가 허가가 나지 않았어요. 물론 아주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의사가 처방할 수 있지만, 허가가 난 상황이 아니어서 조금 더 신중하게 보는 것 같았어요."
- 엄격히 제한 하는 게 좋을까요?"적어도 기준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기준이 급여와 비급여로 나뉘는 것밖에는 없어요. 사실 처방에 제한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의사의 판단에만 맡기는 상황이라서요. 하지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을까요?"부모님들이 많이 말씀하셨던 게 '죄책감'이었어요. 내가, 이 아이에게 이 주사를 못 해주면 나중에 아이가 키가 작았을 때 내가 죄책감이 들 것 같다는 가죠. 나중에, 이 아이가 나를 원망하면 어떡하지? 이런 고민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때 제가 방송에서 하고 싶은 말을 결정했어요. '이 주사는 모두가 맞을 필요가 전혀 없는 주사다. 다른 사람들이 다 맞춘다고 해도 내 선택으로 안 맞춰도 괜찮다'는 것은 꼭 전달하고 싶었어요. "
- 취재했는데 방송에 못 넣은 게 있을까요?"주사를 고민하는 어머니가 한 분 계셨어요. 그 어머님이 그러시더라고요. 본인은 안 맞히고 싶은데 주변에서 너무 다 맞으니까 맞혀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요. 그래서 차라리 의사 선생님이 안 맞아도 된다고 하면 너무 좋겠다고 하셨어요. 분량 문제 때문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저는 그 어머니의 이야기가 이 열풍의 핵심이라고 봤어요. 우리 아이만 작을까 봐 걱정되고, 남들은 다 해주는데 나만 못 해주니까 불안하고, 그런데 의사는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않고. 이 모든 게 합쳐져서 이 성장 호르몬 주사 열풍이 시작된 거죠.
성장 호르몬 결핍이 있거나 성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부모님이 원치 않아도 아이를 위해서 이 주사를 꼭 맞아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사례를 못 담은 게 아쉬워요. 방송에서 인터뷰해 주셨던 일본 전문의도 버스 손잡이를 못 잡거나 운전하지 못하는 등 성인 예상 키가 아주 작을 때 이런 일상적인 삶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키 성장을 위한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이번 방송은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해서 만든 게 아니에요. 누군가는 '키가 작다고 모두 맞아야 하는 주사가 아니다. 그리고 누구나 맞으면 안 된다. 한 번쯤은 신중하게 고민해 보자'는 말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제작했습니다. 시청자분들도 이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