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이철원 배달 기사 최모(40)씨는 최근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해물 전문 식당을 운영하다가 지난해 폐업한 뒤 온라인 도박에까지 손을 댔다. 지금은 마음을 잡고 하루 10만~15만원을 벌고 있지만 삶에 대한 의욕은 들지 않는다고 했다. 최씨는 “언제 생활이 나아질지 몰라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며 “잠이 안 와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 중”이라고 했다. 그래픽=이철원 2일 보건복지부 국민정신건강센터에 따르면, 국민 설문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심한 스트레스·우울감·불안·불면 등 각종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이 2018년 59.9%에서 2024년 73.6%로 13%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2022년 63.8%(2023년은 조사 안 함)에서 급등해 지난해 처음 70%를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고립이 이어진 탓으로 분석했다.이 같은 정신 건강 문제 경험률은 전 연령대에서 증가했다. 특히 60대가 24.8%에서 65.1%로 6년 새 2.6배로 커졌다. 이어 40대(64.2%→76.5%), 50대(59.6%→70.8%), 30대(70.5%→79.9%), 10대(68.2%→75.9%), 20대(69.8%→76.6%)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전문직과 행정·관리직 등 화이트칼라 계층과 학생, 구직자 등에서 비교적 정신 건강 문제 경험률이 높았다. 세대와 직업 등에 따라 ‘마음의 병’을 갖게 된 이유가 제각기 달랐다.◇우울증 심한 4050, 주범은 업무 스트레스·가족 갈등직장인 안모(48)씨는 2019년 다니던 회사에서 승진한 후 스트레스로 인한 기분 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려 왔다. 그는 연봉이 1억원 가까이로 올랐지만 업무 스트레스와 성과 압박이 심해졌고, 퇴근 후 술을 마시는 횟수가 늘었다. 동네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 들러 ‘불안과 우울에서 비롯한 음주 습관’이라는 진단과 함께 항우울제를 처방받았다. 안씨는 “2주 정도 약 복용 후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이 별로라고 느껴 다시 먹지 않았다”며 “이후 이직을 했고 여전히 우울하다”고 했다.국립정신건강센터가 지난해 [영덕=뉴시스] 조수정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일 경북 영덕군 노물리 산불피해 현장을 찾아 함께 전소된 마을 일대를 살펴보고 있다. 2025.04.02. chocrystal@newsis.com [서울·세종=뉴시스] 고홍주 성소의 기자 = 산불로 인해 집을 떠나 대피 중인 이재민이 3261명으로 집계됐다.2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7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망자는 전날 1명 늘어 31명, 중상 8명, 경상 36명이다.시설 피해는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7030곳이다. 이날 오전(7006곳)보다 24곳 늘었다.지역별로는 경북이 6841곳으로 가장 많았고 울산(104곳), 경남(83곳) 순이다.불에 탄 국가유산은 이날 오전 대비 1곳 늘어 32곳이 됐다.대피 중인 주민들은 이날 오후 6시 기준 1975세대 3261명이다. 지역별로는 안동·의성 등 3221명으로 가장 많고, 산청·하동이 27명, 정읍 12명, 울주 1명 등이다.정부는 이재민에게 응급구호세트, 모포, 쉘터, 생필품·식음료 등 96만여점을 지급하고 7808건의 심리지원을 실시했다.산불 피해에 대한 국민성금은 이날 오후 5시까지 총 841억2000만원이 모였다.이한경 중대본 차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대응 중대본 12차 회의를 열고 "신속한 복구를 위해 중앙재난피해합동조사의 사전 조사를 내일까지 마칠 예정"이라며 "농업재해보험금도 신속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최종 결정 전에라도 우선 지급하겠다"고 밝혔다.정부는 전날 범정부 복구대책지원본부를 가동하고 산불 피해 복구계획을 수립 중이다.4월은 바람이 강하게 불고 현재 경북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돼있어 대형 산불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이에 산림청은 5월 31일까지 산림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화기·인화물질을 소지하는 행위 등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하기로 했다.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에 불을 지른 자는 최대 15년 이하의 징역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