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답변
• 글쓰기
• 게시판 리스트 옵션
  • 수정
  • 삭제

네이버상단노출 “매니저야, 대답해줬으니까 이 토끼 먹이 좀 우째 해주면 안 되나. 육수를 부을 수가 읎다.”쇼코는 결국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이나리자키 테이블을 돌아보았다.코노하와 보쿠토가 자랑스럽게 내온 냄비에는 당근과 양배추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갖가지 야채와 고기가 고르게 섞인 것이 전골의 묘미건만, 고기가 들어갈 공간조차 없어보였다.아카기는 간절한 소원이라도 빌 듯 쇼코를 향해 눈을 반짝였다. 그러나 쇼코는 그걸 왜 자신에게 묻냐며 시큰둥한 얼굴로 말했다.“아아- 매니저야, 좀 봐줘라. 저걸 우째 다 먹노. 배에서 양배추가 불어터지는 것 같다.”다른 부원들도 다들 모른다며 고개를 저었다.스나는 조금 긴장되는 표정으로 타마미를 바라보았다.“우리도 그런 건 들은 적 없는데. 그런 얘기 할 사이도 아니고.”대답은 키타에게서 나왔다.“타마미.”“아니, 타마미 이제 그거 안 좋아하는데.”정말로 기억을 잃었나. 그래서 그런 걸까.“배부르면 억지로 먹지 마. 내일 시합인데 탈나면 어쩌려고.”관계야 어찌됐건 그래도 함께한 시간은 꽤 길었으니까. 그 시간동완 봐온 리세의 눈빛, 분위기, 말투, 표정. 그런 것들은 전부 알고 있는데, 왠지 지금의 리세와 잘 맞물리지 않았다.혹시 아직 재료 분배를 안 한 걸까.늘 바닐라 라떼를 선물해주던 건 스나였으니까. 타마미는 바닐라 라떼를 볼 때마다 스나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으니까.단순히 바닐라 라떼를 좋아하느냐 묻는 게 아니라, 아직 자신을 좋아하느냐 묻는 것이다.그리고 곧 타마미가 후쿠로다니의 전골을 가지고 부엌에서 나왔다. 적당한 양의 야채와 버섯, 유부 등이 예쁘게 놓인, 정말 전골 같은 전골이었다.가끔 지나치게 남을 배려하는 키타의 모습은 정말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어린아이 같은 다른 부원들도 말이다.“갑자기? 아깐 멀쩡하더니.”“뻥 아이가. 갸는 그러고도 남을 아다.”“속 안 좋다고 먼저 방에 올라갔다.”덜어도 되는 거였나.역시 거짓말일까.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던 코노하가 불쑥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코노하는 나른하게 웃으며 타마미를 바라보았다.결국 보다 못한 타마미가 남은 양배추와 당근을 테이블에서 치웠다.타마미는 그 질문이 무슨 뜻인지 모르지 않았다.그리고 누군가 타마미가 들고 있는 접시를 빼앗아갔다.“뒷정리는 우리가 할게.”“덜어도 된다고 했지 남겨도 된다곤 안 했으니까 착각하지 마시고요~”스나였다.이나리자키 부원들은 투정부리듯 부루퉁한 얼굴로 타마미를 바라보았다. 편식 없이 주는 대로 먹는 키타만 덤덤하게 앞 접시를 나눠주고 있었다.과거, 그러니까 리세가 나타나기 이전의 그때처럼.“하시모토 상은?”당연 이나리자키는 양배추와 당근을 다 먹지 못했다. 키타까지 곤혹스러운 얼굴로 당근과 눈싸움을 할 정도니 다른 부원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타마미는 헤이즐넛 라떼 좋아해. 내가 매일 사다주는 거.”솔직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딱 전학 가는 순간에 맞춰 과거를 전부 잊을 수가 있나. 꼭 다 잊고 다시 시작하라고 하늘이 등 떠밀어 준 것처럼.하여간 과거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어쩜 그렇게 한결같이 못돼 처먹을 수 있는지.그렇게 생각하는 건 코노하와 타마미도 마찬가지였다. 6개월이 반복되는 동안 여태 몰랐던 부분이었기에 더욱 미심쩍었다.쇼코는 설핏 미간을 찌푸리며 조금 전의 리세를 떠올렸다. 일단 눈물부터 글썽이고 보는 것도, 툭하면 옆 사람 소매를 잡는 것도, 전부 전과 같았다.“우연치고 좀 과하긴 하지.”쇼코는 허탈한 한숨을 쉬었다.“혼자 쇼하던 게 안 먹히니 배알 꼴리나보죠.”그 말에 쇼코는 살풋 웃었다.“아, 맞네, 맞네. 야! 다 인나라! 먹었으면 치워야지, 퍼뜩 인나라!”누군가 인생을 리셋시켜준 것도 아니고.변할 대로 변해서 몇 번이고 등을 돌리고선, 그래서 다 포기하고 자신이 도망쳐버리니까, 왜 지금에서야……그러나 그 추억을 이미 누군가 덮어버렸다는 걸 스나는 알지 못했다.소낙비님의 악녀파업 할로윈 일러스트41. 바닐라 라떼와 헤이즐넛 라떼.조금 전 리세가 울면서 연기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이지 불쾌하고 소름이 돋았다.아카기는 냅다 집게를 가져다 당근과 양배추를 덜어냈다. 그러면서도 억울했는지 입술을 비죽 내밀며 작게 투덜거렸다.‘어디 남기기만 해봐라. 신칸센까지 쫓아가서 먹일 테다!’그러나 쇼코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아카기를 발로 슥 밀었다.“바닐라 라떼 사왔는데, 아직 좋아하세요?”토끼 먹이를 앞에 둔 이들의 절규가 들려왔지만 쇼코는 콧노래를 흥얼거릴 뿐이었다.“비켜요. 상 치워야 하니까.”“……이게 전골이가.”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왠지 자신이 알던 리세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들 사이에 리세는 없었다. 앞 접시도, 젓가락도, 리세 몫만 한 쪽에 치워져 있었다.타마미가 묻자 이나리자키 부원들은 그제야 리세의 빈자리를 알아챘다. 없어진 이유는커녕 없어졌다는 사실도 여태 자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저기요.”키타는 저녁까지 준비해준 하숙집에 성의를 보이고 싶은 것이었다. 토모코 아주머니가 아니었다면 이나리자키 부원들은 빗길을 뚫고 식당을 찾아 헤맸을 테니까.누가 고지식하게 올곧은 놈 아니랄까봐.그걸 스나도 모르지 않을 테니까.“아무리 봐도 이건 토끼 먹이다.”“뭐고, 저게! 타마미, 이거 봐라! 우리 전골은 전골이 아이다!”그런데 뭘까, 이 위화감은.“세상에~ 기껏 생각해서 준비해준 음식을 다 남기고~ 토모코 아주머니 우시겠네~”이나리자키 부원들은 테이블에 놓인 두 개의 냄비를 보고 충격에 휩싸였다.그런데 그게 왜 지금일까.심드렁한 표정으로 가장 먼저 손을 내미는 것도, 그러면서 걱정하는 듯한 말을 하는 것도, 모두 타마미가 좋아했던 스나 그대로였다. 자신에게만 다정하고, 따뜻하고.이나리자키 부원들은 배불러서 몸을 일으키기도 힘들었고, 키타는 여전히 당근과 눈싸움을 하고 있었다.쇼코는 그렇게 말하곤 홀랑 부엌으로 들어가 버렸다.“야채 덜면 되잖아요. 안에 재료는 다 들어있으니까.”아카기는 방바닥에 굴러다니는 부원들을 재촉하며 부랴부랴 테이블을 정리했다. 부원들도 하나 둘 몸을 일으키며 느리지만 부지런히 정리를 도왔다.“리세가 기억을 잃었다는 거 진짜예요?”다들 발랑 드러누워 배롤 통통 두드리면서 항복을 선언했다. 더는 못 먹겠다며 우는 소리를 하는 게 꼭 어린아이 같았다.

네이버블로그글쓰기 SEO하는법 쿠팡퀵플렉스 마케팅프로그램판매 네이버매크로프로그램 플레이스상단 쿠팡퀵플렉스야간 네이버상단노출 디시인사이드자동댓글 사이트상위노출 강남구청 맛집 네이버상단작업 개포동부동산 키워드한줄광고 웹SEO 웹사이트상위노출 지식인자동답변 네이버상위노출 구글상위노출 서울대입구 맛집 홈페이지상위노출

네이버상단노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