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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새벽 1시쯤 부산 해운대구 교회에 비극이 찾아왔다. 칠흑 같은 어둠을 삼킨 화마는 순식간에 2층 본당을 집어삼켰다. 낡은 벽걸이 선풍기에서 시작된 누전은 강단과 성도들의 눈물과 기도가 밴 장의자, 커튼 등 예배 처소의 모잭팟
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번 화재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액만 9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홍종 부산 신성교회 목사가 지난달 26일 화재 발생 당시의 원인과 긴박했던 상황, 교인들의 반응과 예배 장소 변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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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를 떠올리는 김홍종(69) 목사의 목소리는 여전히 떨렸다. 그는 “새벽에 잠을 자는데 갑자기 타는 냄새가 나 눈을 떴습니다.” 김 목사는 연기가 자욱한 것을 보고 즉시 119에 신고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복도는 이미 유독가스로 가득 차 있었다. 김 목사는 젖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가족들을 깨워 필사적으로 건CMA금리
물을 빠져나왔다. 그는 “소방서의 신속한 출동과 진화가 아니었다면 더 큰 참사로 이어졌을 아찔한 순간이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의 비극 속에는 하나님의 기적 같은 손길이 있었다. 김 목사의 아내 김정신 사모(71)는 평소 10시면 잠자리에 들었지만 그날따라 유독 잠이 오지 않아 새벽까지 성경 필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만약 김 사다빈치무료릴게임
모가 평소처럼 잠들었다면 화재를 초기에 인지하지 못해 3층 건물 전체가 전소되고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뻔한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김 사모의 밤샘 기도와 같은 성경 필사가 대참사를 막은 것이다.
33년간의 목회 현장이 한 줌의 재로 변한 현실 앞에 김 목사와 성도들은 망연자실했다. 그러나 주저앉아 있을 수 없었다. 성도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코스닥
위로하며 교회 재건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다짐했다. 예배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해 화마가 휩쓸고 간 2층 본당 대신 비좁은 지하 공간에 임시 강단을 마련해 예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본당을 복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약 1억6000만원. 30년 넘게 교회를 지켜온 목회자와 성도들에게는 너무나 막막하고 거대한 금액이다.
김형섭(가운데) 해기총 회장과 관계자들이 화재로 전소된 신성교회 본당에서 김홍종(왼쪽 두 번째) 목사와 함께 통성기도를 드리고 있다.
안타까운 소식에 지역사회와 교계의 온정도 이어졌다. 해운대기독교총연합회(해기총, 회장 송형섭 목사)는 화재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신성교회를 찾아 김 목사 부부를 위로하고 재건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했다. 송형섭 회장은 “같은 지역에서 목회하는 동역자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해기총의 작은 정성이 마중물이 돼 더 많은 기관과 단체들의 후속 지원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후원금을 전달한 뒤 해기총 관계자들과 김 목사는 시커멓게 그을린 2층 본당에 올라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뜨거운 눈물로 통성기도를 드렸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역시 1t 트럭 4대를 지원해 산더미처럼 쌓인 폐기물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왔다. 교회가 속해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산하 남부산노회 고경진 노회장은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하며 도움을 호소했다.
지난달 26일 누전으로 전소 된 부산 신성교회 본당 모습.
김 목사는 1992년 신성교회를 개척해 그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교회가 어려울 때도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해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고 3000원이 든 봉투를 전달하며 이웃 사랑을 실천해왔다. 코로나19로 재정이 어려워져 지금은 2000원으로 줄었지만 그 온정만큼은 변치 않았다.
김 목사는 “처음부터 모든 일처럼 관심과 기도로 함께해주신 고경진 노회장님과 해기총 그리고 언론의 관심에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성도들과 함께 이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 이웃을 섬기는 교회의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겠다”고 다짐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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