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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루치료제구입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 확정···‘위법수사 논란’ 커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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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행복이13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6-03-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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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루치료제구입 당·정·청이 17일 최종 합의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 수정안은 공소청 검사의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 조항을 삭제한 것은 모든 수사에 대한 검사의 수직적인 관여 가능성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법률적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특사경이 자체 판단만으로 수사를 진행하다 수사절차를 어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사경은 금융·식품·환경·노동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수사권을 가진 행정공무원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소속 특사경은 지난해 기준 총 2만1263명이다. 정부는 그간 특사경 수사에 대한 검사의 지휘권을 공소청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검찰개혁추진협의회는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주장을 반박한 ‘검찰개혁법안(정부·여당안) 30문30답’ 보도자료에서 “특사경 지휘·감독은 검사가 법률 전문가가 아닌 특사경에 법리적 가이드를 제공하고, 수사 과정상 인권 침해요소를 감독·시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학계와 지식재산처·식약처·기후환경에너지부·농식품부 등 특사경 관계부처들도 대부분 특사경에 대해 일정 부분 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라고 밝혔다.
    특사경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은 있지만 수사에 필요한 법률 지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사 이동이 잦아 특사경 절반가량은 경력 1년 미만이다. 이런 영향으로 특사경 송치 사건의 기소율은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도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지휘·감독권은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사실상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위원인 양홍석 변호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특사경의 역량으로만 수사를 한다면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능력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많고 위법 수사 논란에도 휘말릴 수 있다”며 “특사경이 법왜곡죄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검사들 사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일선 검찰청의 한 차장검사는 “기소를 하는 검사 입장에선 재판에서 증거로 쓰려면 수사 단계에서부터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특사경에 대해 검사 역할은 지시자가 아니라 법률 조언자인데, 수사 지휘권을 없앤 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당·정·청이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에 합의한 것은 공소청 검사가 수사기관의 수사에 관여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마저 차단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와 맞물려 여당 강성 지지층에서 공소청에 대해 ‘이름만 바꾼 검찰청’이란 주장이 계속 제기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특사경 수사지휘권 폐지를 두고 “혹시 모를 공소청 검사의 수사 개입 다리를 끊었다”고 말했다.
    당·정·청은 중수청이 수사를 개시하면 공소청 검사에게 이를 통보하도록 한 기존 정부안 내용도 삭제했다. 정부는 수사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견제·통제가 필요하다며 해당 조항이 법안에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앞선 보도자료에서 정부는 “중대 범죄는 일반 범죄와 달리 사실관계가 복잡하고 고난도 법리 분석이 필요해 협력 차원에서 ‘수사 개시 통보’ 조항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소청 검사가 중수청 수사관이 송치한 사건과 관련해 다른 범죄사실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때 입건을 요청할 수 있는 ‘입건 요구권’도 빠졌다. 검사가 ‘사법경찰관리 등이 직무 집행과 관련해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 지방공소청장이 수사 중지를 명하고, 소속 기관장에게 직무배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도 최종안에서 제외했다.
    이러한 조항을 삭제한 것은 공소청이 중수청의 수사 등에 관여할 여지를 원천 차단해 양 기관이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독립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인권 침해 가능성이 늘상 존재하는 수사 과정에 대한 사법통제 수단을 없앤 것으로도 볼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시커먼 밤이 섬을 어둡게 덮으면, 그 남자는 몰래 배를 띄웠다.
    1948년 11월의 제주 밤바다는 춥고 검고 거칠었다. 제주 북서쪽의 작은 섬 비양도에 숨어 살던 남자는 암흑 속에서 홀로 노를 저었다. 사흘에 한 번 그는 그렇게 험한 밤바다를 건넜다. 남동쪽으로 1.5㎞. 뱃길치고는 길다고 할 수 없지만 겨울 밤바다 위의 쪽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스물셋의 청년은 세상을 뒤덮은 어둠 아래서, 두려움 속에서 숨죽여 파도를 넘었다.
    본도(本島)의 가장 가까운 마을인 한림읍 옹포리가 나왔다. 그는 검은 현무암 해안에 배를 대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집을 찾아갔다. 아버지로부터 보리밥과 물과 된장을 받아 챙긴 뒤, 다시 밤바다를 건너 비양도로 숨어들었다.
    비양도도 옹포리도 그의 고향은 아니었다. 한라산 중턱 금악리에 살던 그의 가족은 그해 4월 해안가로 내려왔다. ‘해안에서 5㎞ 이상 떨어진 곳에 사는 이들은 적으로 간주하겠다’는 소개령 때문이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그의 형은 몰래 사라졌다. 동네 청년들과 야학하던 형이었다. 똑똑한 사람은 반드시 끌려가 죽는다는 소문을 형이 들었던 건지, 그는 알지 못했다. 유엔에서 박수 속에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되던 그해, 봄이 가장 먼저 오는 섬에는 피바람이 불고 있었다. 사람들이 마구 끌려가 학교 운동장과 해안 절벽에서 무수하게 죽었다.
    경찰이 들이닥쳐 그의 형을 찾았다. 형을 안 데려오면 동생을 대신 죽이겠다고 경찰은 그의 아버지에게 으름장을 놓았다. 그해 섬에서 ‘대살(代殺, 대신해 죽임)’은 허풍이 아니었다. 그는 비양도에 숨어 보름을 살았다. 겨울 밤바다의 무서움을 잘 아는 구장(이장)이 보다못해 그를 잠시 머슴으로 들였다. 경찰이 찾아오면 닭을 잡고 술상을 내어주면서, 구장은 그를 살렸다.
    남자는 군경에게 남편을 잃은 한 여자를 만나 결혼했다. 여자와 전남편 사이의 세 살배기 아들도 그의 첫째아들로 들어왔다. 생부의 누명은 첫째에게도 평생의 굴레였다. 빨갱이의 자식. 폭도의 아들. 말은 가슴에 박혀 대못이 됐고 술을 아무리 들이부어도 뽑히지 않았다. 아끼던 동생 홍창부를 남겨두고 첫째는 30대 중반에 세상을 떠났다.
    세월이 섬 위로 차곡차곡 쌓였다. 홍창부도 환갑을 넘겼다. 본도와 비양도를 오간 청년의 아들이며 산에서 사라진 청년의 조카이자 젊어서 떠난 배다른 형의 동생인 그는 잘 자라 사업도 하고, 이장도 지냈다. 번듯한 가장이 된 뒤로도 그의 마음속에는 그런 게 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께 가족사를 들으며 자란 그의 가슴 안에, “그런 게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그런 게 있다.
    ◆ ◆ ◆
    2024년 4월 13일 오후, 홍창부는 제주 시내 샬롬호텔 컨벤션센터를 찾았다. 지인의 권유로 참가하게 된 ‘제주평화인권헌장 도민참여단’ 첫 모임이 열리는 자리였다.
    권유를 받은 건 한두 달쯤 전이었다. 지인이 알려 준 대로 제주도청 홈페이지에 접속하니 도민참여단 모집 공고가 떠 있었다. “4·3의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도가 지향해야 할 평화와 인권의 가치, 규범을 담은 제주평화인권헌장 제정을 추진합니다.” 제주도청은 도민들이 직접 토론을 통해 헌장 초안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평화’와 ‘인권’이라는 두 단어가 4·3희생자유족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홍창부의 관심을 불렀다.
    호텔 17층에 오르니 널찍한 회의장이 나타났다. 나이별·성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라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도민 100명이 행사장에 모여 있었다. 남녀 동수에 10대 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얼굴이었고 홍창부는 60대 남성의 일원으로 뽑혔다. 도지사 오영훈이 연단에 올라 인사말을 했다. “제주에 사는 누구나 기본권을 보장받을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입니다. 미래세대까지 이어질 우리의 약속이므로 세심하게 살펴주시길 바랍니다.”
    위촉식을 마친 뒤 헌장 제정의 의미, 평화와 인권의 가치 등에 관한 강연이 이어졌다. 도민들은 자신들이 전국 최초의 시민참여형 인권헌장을 만들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어진 교육에서 그들은 숙의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배웠고 토론 규칙을 정했다.
    그날부터 5월 18일까지 매주 토요일이면 홍창부는 컨벤션센터에 갔다. 원탁 10개에 10명씩 조를 짜 나눠 앉은 도민들은 퍼실리테이터(토론 진행을 돕는 사람)의 안내에 따라 헌장에 담길 내용을 토론했다. 4·3과 평화, 민주주의, 건강권, 교육, 환경, 문화, 다양성 존중 같은 주제들이 각 조에 주어졌다.
    홍창부는 형과 아버지와 큰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4·3”이 들려왔다. 수십 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어도 흐려지지 않는 기억이 있었다. 홍창부는 이 자리에 자신 외에도 4·3 유족이 많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젊은 사람들까지 4·3을 앞장서 이야기하는 모습은 의외였다. 원탁마다 ‘기억’ ‘회복’ ‘왜곡에 맞설 권리’ 같은 말들이 솟아올랐다.
    도민들은 4·3과 평화의 가치를 이야기했고, 이주민과 소수자의 권리를 말했다. 부족한 문화시설을 아쉬워했다. 기후위기와 길가에 버려지는 탕후루 꼬치 쓰레기를 논했다. 홍창부도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과 자영업자와 농부와 함께 토론하고 발표했다. ‘평화’하면 떠오르는 말들을 전지 위에 함께 적으며, 그는 이장 시절 받았던 레크리에이션 교육이 떠올라 즐거웠다.
    ◆ ◆ ◆
    헌장 제정위원회 운영위원장 고현수는 매주 토요일 행사장을 찾아 도민참여단 회의를 지켜봤다. 열띤 토론 분위기에 벅찬 보람을 느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걱정이 있었다.
    헌장 제정은 2022년 7월 제주도지사에 취임한 오영훈의 공약이었다. 원형은 2015년 제정된 ‘제주특별자치도 인권 보장 및 증진에 관한 조례’ 제9조, “도지사는 인권헌장을 제정하여 선포하여야 한다”에 있었다. 제주 시민사회는 인권헌장 제정을 꾸준히 요구했다. 선거캠프는 200여개 공약 중 하나였던 인권헌장을 4·3의 의미를 담아 ‘평화인권헌장’으로 확장했고, 10대 공약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인권·노동·여성계 등 각 분야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된 제정위원회가 2023년 8월30일 출범했다. 제정위원회는 일부 전문가와 공무원들이 주도해서 헌장을 만드는 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당사자인 도민이 직접 참여해야 민주적 대표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고, 행정도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2014년 서울시가 150명의 시민위원회를 구성해 서울시민인권헌장을 추진했던 사례도 참고했다.
    다만 서울시민인권헌장은 끝내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평화인권헌장 제정위원회에 걱정도 안겼다.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 과정 내내 보수 개신교계와 극우단체들은 과격한 반대 행동을 벌였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담은 조항이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집회를 열었고, 공청회나 토론회가 열릴 때마다 난입해 행사를 파행시켰다. 서울시는 결국 헌장 제정을 포기했다. 인권운동에 상처로 남은 기억이었다.
    그 뒤로 10년 동안 인권 제도의 암흑기가 이어졌다. 학생인권조례 같은 제도들이 곳곳에서 폐지되거나 흔들렸고, 차별금지법은 나중의 나중으로 미뤄졌다. 정치인들은 인권이나 소수자, 차별, 평등 같은 말을 입에서 지웠다. 충남과 서울에서는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겠다는 움직임이 거세게 일었다.
    평화인권헌장이 궤도에 오르면, 육지에서처럼 험악한 백래시의 파도가 들이닥칠 게 분명했다. 2018년 제주에 예멘 난민들이 왔을 때 극우세력의 혐오 공세와 싸웠던 인권운동가 신강협도 그 사실을 잘 알았다. “당신들, 이거 할 수 있수꽈?” 제정위원회 합류를 요청받은 그는 제주도청 관계자들에게 몇 번이고 물었다. 쉽지 않은 일인 만큼 각오를 단단히 다지길 바라서 한 말이었다.
    제주도청도 진지했다. 공무원들이 직접 도민참여단을 구성하고 토론을 진행했다. 신청자 255명을 나이별·성별·지역별 인구 비례에 맞춰 100명으로 추렸다. 도민 토론을 경험한 다른 부서들을 찾아가 노하우를 묻고, 토론 진행 전문 업체를 섭외하고, 원탁토론이 낯설 도민들을 위한 교육을 기획하며 바쁘게 움직였다.
    ◆ ◆ ◆
    땀은 티가 난다. 첫 도민참여단 토론이 열린 2024년 4월20일, 고등학교 1학년 고채운이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것도 제정위원회와 제주도청 공무원들의 세심한 준비 덕이었다. 대학생 언니와 어른들은 어떤 말도 잘 들어 주고, 어려운 단어는 쉽게 풀어 설명해줬다.
    토론 내용은 일상과 밀접했다. 환경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거리를 더럽히는 탕후루 꼬치가 도마에 올랐다. 뮤지컬과 연극을 좋아하는 고채운은 제주의 공연 인프라가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다. 헌장 초안에 ‘환경보전에 대한 권리(24조)’와 ‘문화를 누릴 권리(19조)’, ‘문화시설을 이용할 권리(21조)’가 적혔다.
    50대 여성으로 도민참여단에 참가한 문채수연은 성차별적 발언이나 혐오 발언을 하려는 사람이 없는지 살폈다. 성폭력 피해자 지원과 여성인권운동을 오래 해 온 그는 백래시가 얼마나 만연한지 알았다. 혹시라도 토론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면 반대되는 목소리를 낼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지원했다. 육지 여성들보다 훨씬 많이 일하면서 월급은 적게 받는 제주 여성들의 이야기도 하고 싶었다. 그가 얼굴을 붉힐 일은 없었다. ‘학대와 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13조)’와 ‘차별 없는 환경에서 동일 노동에 동일 임금을 받을 권리(노동할 권리, 29조)’가 헌장에 들어갔다.
    “나는예, 차가 필요해마씸. 돌아다니는데 불편해마씸.”
    한 발달장애인이 입을 열었다. 고채운은 그를 통해 장애인 이동권 이슈를 처음 알게 됐다. 그의 말은 ‘이동에 관한 권리(33조)’로 남았다. 북한을 탈출해 제주에 정착한 도민은 ‘북한이탈주민’이라는 표현(사회적 소수자의 권리, 27조)에 문제를 제기했다. 자신을 어딘가로부터 도망친 이탈자가 아니라, 한 민족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주민으로 정체화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 법적 명칭이던 ‘북한이탈주민’은 괄호 속으로 들어가고, ‘북향민(북한이탈주민)’이라는 표현이 새로 쓰였다.
    2024년 5월18일, 도민참여단이 만든 헌장 초안이 제정위원회에 전달됐다. 도민들은 그들 자신을 ‘인권 존중의 주체’로 정의했다. 성별, 장애 여부, 인종, 종교, 가족 형태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적었다. 4·3의 진실을 알고, 회복하고, 기억하고, 왜곡에 대응할 권리를 명시했다. 행정에 참여하고, 안전하게 일하고,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말했다. 정치인들이 민감한 주제라며 쉬쉬하는 성소수자,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같은 단어들도 망설임 없이 헌장에 담았다.
    도민들이 바라는 삶이 종이 위에서 싱싱한 숨을 쉬었다. 제주인권위원장이기도 했던 고현수는 도민들의 인권 인식이 예상보다 훨씬 높아서 놀랐다. 잔뼈 굵은 인권운동가 신강협도 겸손해지는 초안이었다. 제정위원들은 마음의 고삐를 다시 조였다.
    제정위원회는 초안 원본을 최대한 지키기로 했다. 거친 표현을 다듬으면서도 뜻을 해칠세라 조심했고, 용감한 단어에는 아낌없이 힘을 보탰다. 2024년 7월11일 제정위원회는 10장 40조로 다듬어진 제주평화인권헌장안을 의결했다. 주민 공청회 일정이 공지됐다. 세계인권의날인 12월 10일 선포를 바라보며 절차는 착실하게 진행되는 듯했다.
    육지를 휩쓴 백래시가 어김없이 그들의 다리를 걸었다.
    [경해도, 봄은(하)]로 이어집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 섬의 군사 시설을 파괴한 데 이어 석유 인프라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에너지 위기’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군이 “하르그 섬의 이란 석유 인프라를 파괴할 경우 광범위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분석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미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하르그 섬 석유 시설을 겨냥한 추가 공격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5분 안에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러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나왔다.
    한 미국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르그 섬 점령에 관심을 갖는 이유로 이란 정권의 자금원을 차단해 경제적으로 “녹아웃(KO)”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매체에 전했다. 하지만 이 경우 이란이 걸프 지역 국가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전역의 석유 시설과 송유관을 겨냥해 보복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매체는 전망했다.
    유로뉴스도 JP모건 원자재 연구팀 분석을 인용해 하르그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 및 주변 지역 에너지 시설을 대상으로 한 이란의 보복 공격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루카야 이브라힘 BCA리서치 수석전략가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인해 석유 흐름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우회로로 사용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과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부다비 원유 송유관에 대한 공격은 상당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르그섬 석유 인프라가 타격을 입을 경우 세계 석유 공급량 가운데 하루 150만~200만 배럴이 줄어들 수 있으며, 이란발 석유 의존도가 큰 중국 등에 영향을 줘 결과적으로 유가 상승을 낳을 수 있다고 유로뉴스는 짚었다.
    이란은 전쟁 중인 지금도 석유 수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이 유가 폭등을 우려해 눈감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주 중반까지의 분석업체들 추산을 인용해 이란의 하루 원유 수출 선적량이 하루 약 100만 배럴 내지 그 이상으로 보인다면서 케이플러 집계에 따른 지난해 하루 평균치 169만 배럴과 큰 차이가 없다고 이날 지적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미국 CNBC 인터뷰에서 “이란 배들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페르시아만에서) 이미 나오고 있는데,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뒀다”며 그 이유가 세계에 원유가 공급되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르그 섬은 이란 본토에서 24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란 전체 원유 수출량의 약 90%가 이곳에서 처리된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14일 이 섬의 군사 목표물 90여곳을 정밀 타격하면서도 석유 인프라는 공격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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