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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개 대형 증권사가 올 상반기 투자자 예탁금으로 6924억 원의 운용수익을 거뒀고 이 중 3분의 2 이상을 자신들이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은행권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강하게 비판한 가운데 은행의 예대마진(예금·대출 금리 차)과 구조가 비슷한 증권사의 예탁금 이자율과 신용융자 금리 간 격차가 은행 대비 최대 4배 더 높은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2022년 이후 주요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 현황 및 신용융자 이자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 보증채무 성증권·메리츠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대신증권 등 자본총계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는 올해 1~6월 투자자 예탁금을 운용해 6923억52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같은 기간 투자자에게 지급된 예탁금 이자(이용료)는 2230억3900만 원에 그쳐 환원율은 32.2%에 불과했다. 운용수익 3분의 2 이상이 증권사 수중에 남은 셈이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
이 같은 구조는 업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유지됐다. 최근 들어 환원율이 다소 늘긴 했지만 운용수익 대부분을 증권사들이 챙겨온 것이다. 예탁금 자체의 이자율도 현저히 낮다. 올해 상반기 10대 증권사의 예탁금 이용료율(고객이 실제로 받는 평균 예탁금 이자)은 1.26%로 현행 기준금리(2.50%)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예탁금 장교 이란 투자자가 증권사에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하거나 거래하기 위해 예치한 돈을 말한다.
반면, 신용융자 금리는 고금리 기조를 유지 중이다. 상위 10개 증권사의 신용융자 평균 금리는 180일 초과 장기 기준 9.37%, 단기(1~7일)는 5.08%에 이르렀다. 특히 단기 금리는 지난해(5.03%)보다 오히려 소폭 상승해 연체기록 투자자 부담이 커졌다.
은행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6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의 예대마진은 1.8%포인트였던 데 반해 증권사는 예탁금 이자율(1.26%)과 장기 신용융자 금리(9.37%)의 차이가 8.11%포인트로 집계됐다. 단기 신용융자와 비교해도 3.8%포인트나 차이 나 은행보다 농협 마이너스통장 2~4배 넓은 마진폭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2023년 말 ‘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및 공시 기준’을 강화하고, 지난해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에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 기준을 도입하는 등 표준화에 나섰지만 실제 금리 인하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증권사 간 경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예탁금엔 기준금리보다 낮은 이자를 주고, 신용융자엔 고금리를 매기는 구조가 고착됐다”며 “예탁금 이자율 공시 강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정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