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지난 7월 2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사무실 앞에서 현판 제막을 한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가 2010년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1억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는 의혹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민 특검이 매매한 종목은 김 여사도 투자한 태양광소재 업체인 네오세미테크의 비상장주식이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민 특검은 부산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08년 4월 재산공개 당시 네오세미테크의 비상장주식 1만주를 액면가 기준 50 중소기업진흥청 0만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민 특검이 주식을 사들인 것은 2000년 초로, 이 회사가 설립된 직후다. 상장과 증자를 걸치면서 민 특검이 보유한 주식수는 2010년 4월 1만2306주로 늘었으며, 2011년 재산공개때는 이 주식을 모두 팔아 1억5874만원의 수익을 냈다고 기재했다. 2000년 2월 설립된 네오세미테크는 2009년 10월 코스닥 상 국민은행 펀드 장법인이던 모노솔라와 합병하며 우회 상장했다. 하지만 이듬해 3월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5개월간 거래가 정지됐고, 분식회계와 경영진 횡령 의혹 등이 불거지며 2010년 8월 상장폐지됐다. 당시 개인 투자자 7000명이 4000억원 넘는 손해를 보며 피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민 특검은 상장폐지 직전 보유 종목을 모두 팔아 주식 매입대금의 30배가 넘 연금 는 1억5000여만원의 차익을 남긴 것이다.
민 특검이 주식을 매도할 당시 이 회사 대표인 오모 씨는 민 특검과 대전고-서울대 동기였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였던 양재택 변호사 역시 민 특검과 대전고-서울대, 사법연수원 14기 동기다. 민 특검은 정상적인 투자였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전문가들은 민 특검이 상장폐지전 미공개정보를 알았을 가능성 저축은행대출금 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공교롭게도 네오세미테크는 지난 8월 김 여사에 대한 특검팀의 대면조사에서도 김 여사가 당시 “주식을 잘 모른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자 특검팀이 김 여사가 2009년 네오세미테크의 신주인수권부 사채(BW)에 투자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에 반박했던 종목이다.
이런 논란은 특검 수사의 공 야근수당신청서 정성으로 번지고 있다. ‘김건희 주식’을 추궁하는 특검이 자신도 같은 주식으로 수익을 냈다는 건 특검의 공정한 수사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공개정보 활용 여부는 민 특검의 해명만으론 부족하다. 수사를 통해 불법 여부를 밝혀내 만약 의혹이 사실이라면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 민 특검은 주식 투자외 양평 공무원 자살로 불거진 강압 수사 의혹, 파견검사 집단 항의, 김건희 이름을 건 광범위한 별건수사 등으로도 큰 논란을 낳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민 특검의 위선과 불법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이재명 정권과 개딸(이재명 대통령 강성 지지층)의 비호 아래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던 민 특검의 본모습은 법복 입은 도적, 법비(法匪)였다”라면서 민 특검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개혁신당도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정 수사를 해야 할 책임자가 이런 의혹에 휩싸인 이상 국민이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느냐”며 민 특검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중기 특검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서울중앙법원장으로 발탁됐다.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이 초대 회장을 지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 여기자들이 동석한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해 성 가해자가 최대 규모의 법원장이 돼도 되는가라는 논란이 있었다. 자필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양평군 고 정희철 면장 사건은 정신적 고문으로 그를 죽음에 몰았다는 점에서 ‘고문치사’ 사건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정의의 상징’이었던 특검이 지금은 권력의 하명을 수사하는 정치 특검으로 전락하고 있다. 민 특검은 이런 의혹이 불거진 것 자체만으로도 수사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