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덕에 먹고살면서”…이유 없이 단협 거부, 행안부 출신 이사장의 노조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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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가 낸 보도자료의 한 대목이다. 승강기안전기술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지난 2018년 9월 설립된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검사 업무를 하는 지정 검사기관이다. 직원 수는 90여명.
지난 2024년 3월 금속노조(서울지부 승강기안전기술연구원 분회, 이하 노조)에 가입했다. 조합원 수는 55명이다. 그해 4월 12일 1차 교섭이 시작돼 올해 3월 10일까지 46차에 걸쳐 교섭이 이뤄졌으나, 사측이 정당한 이유 없이 협약체결을 거부하고 있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노조가 주장하는 교섭 결렬의 이유는 현재까지 한 번도 교섭에 나오지 않은 이사장의 태도다.
“교섭할 때마다 나오는 상대방은 이사들과 사측 노무사인데, 대리인이라고 하지만 결정권이 없어요. 그 자리에서 어떤 결정이 이뤄지면 다시 이사장 사무실로 가서 확정을 받아야 하는데 그걸 안 해주니 그냥 껍데기인 거죠.”
지난 4월 6일 만난 박창규 금속노조 서울지부 승강기안전기술연구원 분회장의 말이다.
이 연구원의 민병대 이사장은 행정안전부 생활안전정책국장 출신이다. 행안부 재직 당시 현재 민간 지정검사기관 제도의 근간이 된 승강기 안전관리법 개정을 맡았다. 이 개정안은 2019년 3월부터 시행됐고, 그해 7월 연구원이 최초로 민간 지정검사기관이 됐다. 민간 지정검사기관으로는 이 연구원 외에 4~5개 기관이 더 있다. 공직 퇴임 후 그는 이 연구원의 이사장 겸 대표이사를 맡았다.
가족회사처럼 운영된 비영리 재단법인
이 연구원은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하지만 실상은 가족회사처럼 운영되고 있었다. 이사장의 배임 의혹이 보도된 바 있다. 민 이사장의 장남과 둘째 며느리를 회사의 관리직으로 채용하고, 둘째 아들은 회사가 렌트한 법인차량을 타고 다닌 사실이 2024년 3월 SBS 보도로 알려졌다.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
노조원 A씨의 말이다. “그 보도 후 장남은 재택근무를 하다가 그만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석사 출신으로 승강기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전공을 한 둘째 며느리는 그 후 출산 휴가를 1년 가까이 쓰고 나오지 않다가 정리한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는 “휴가 이전에도 일반 직원은 그 며느리라는 분 얼굴을 제대로 본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원에서 기획관리부장을 맡았던 장남 민모씨의 근태명세를 보면 그 역시 제대로 근무했던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박 분회장은 지난해 말 해임됐다가 이후 다시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21일 회사 인근 교육장에서 열린 임직원 직무교육 시간에 이사장이 퇴장할 때 자신의 휴대전화에 ‘민○대 이사장님, 직원들에게 주는 돈이 그렇게 아깝습니까!’ 등이 적힌 플래카드 이미지를 띄워 머리 위에 들고 ‘이사장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두 차례 외쳤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열린 특별인사위원회에서 박 분회장은 ‘고의적 중대 업무방해, 연구원 대표자에 대한 모욕 및 명예훼손 등 고의적 중대 범죄행위 자행’ 등의 이유로 해임 처분됐다. 이에 대해 박 분회장이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자 회사 측은 ‘특별재심 인사위원회’를 열어 감봉 3개월로 바꿨다. 지방노동위원회는 해임은 물론 이 감봉 3개월 징계처분 역시 부당징계라는 것을 인정하고, 징계처분 취소와 징계처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노조 측은 회사의 반복되는 부당노동행위가 이사장과 간부들의 시대착오적인 노조관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을 따져 성과급을 꼭 지급하겠다. 그러나 회사 인사위원회에 조합이 참여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 “내 덕분에 어디 가서 취직도 못 할 애들이 벌어 먹고산다”(민 이사장), “이사장은 아버지와 같은 존재다”(장모 이사), “다른 회사는 퇴직할 때 퇴직금을 안 주는 회사가 많다. 그런데 우리 이사장님은 퇴직금 통장을 관리하며 직원들 퇴직금을 준다.”(송모 관리부장)
노조가 정리한 경영진의 비상식적인 언행들이다.
“팀장 노조 가입 안 돼” 내규 노조법 위반
단체교섭이 2년째 결론을 못 내고 있는 데는 사측이 “팀장은 사용자에 해당해 노조 가입을 할 수 없다”는 회사 내규를 근거로 들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조 쪽 주장이다.
허용만 노무법인 지헌 대표노무사는 “노조 가입범위를 정하는 것은 회사 내규가 아니라 노조 규약”이라며 “설혹 회사 내규에 가입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노조는 단결권을 임의로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측 주장은 노조법 위반에 해당하는 억지 논리라는 설명이다.
민 이사장은 기자의 취재 요청을 “회의 중이다”, “일정이 많다”며 응하지 않았다. 그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노조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정리되는 대로 알려주겠다”면서도 사측 입장을 설명할 사람을 지정해달라는 요청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회사 기획관리부장으로 일했던 장남은 “현재 나는 그쪽과 전혀 관련 없다”며, 연구원 취업 경위에 대한 질문에도 “내가 그것을 꼭 대답해 드려야 하나”라며 전화를 끊었다.
“300인 미만 작은 사업장 노조들은 고공농성하고, 단식하고, 오체투지라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사업장에서 짓밟히는 노동 3권에 주목하지 않는다.”
금속노조 남부지회의 서다윗 지회장의 말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 때 만들어진 노동조합이,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도 최소한의 단협도 사업주 몽니에 막혀 맺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재명 정부 노동정책이 작은 사업장에도 실효성이 있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주간경향] 2022년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당선인 비율은 94.3%. 그야말로 거대 양당의 ‘독식’이었다. 광역의회(98.1%)는 더 심했다. 양당 독식 구조로부터 파생된 지방의회 ‘무투표 당선’ 비율도 11.9%에 달했다. 지역주민의 민생과 가장 밀접한 의정활동을 하는 지방의회에서 정치적 다양성이나 유권자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셌다.
지난 4월 2일 더불어민주당과 원내 4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기초의회 3~5인 중대선거구 확대, 광역의회 중대선거구 도입 추진, 광역의회 비례의원 비율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이 내용을 중심으로 지방선거 제도 개편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논의에 소극적인 국민의힘과 합의를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지방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 국회는 지방선거에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지역구를 작게 묶어 1명씩만 뽑는 것을 소선거구제, 지역구를 좀더 크게 묶어 2인 이상을 선출하는 것을 중대선거구제라 한다. 예를 들어 의원 정수가 4명인 A지역에서 소선거구제는 4개 선거구로 나눈 뒤 각 지역의 1등을 의원으로 선출한다. 중대선거구제는 A지역 전체를 4인 선거구 하나로 묶어 1~4등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현재 국회의원과 시·도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소선구제를, 시·군·구 기초의회는 2~4인 중대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다. 기초의회에는 소수정당이나 여성, 장애인 등 다양한 정치 세력의 참여를 확대하고 사표를 줄이고자 2006년 지방선거부터 중대선거구제가 도입됐다.
그러나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양대 정당 소속 후보의 독식 현상이 뚜렷해졌다. 기초의원 선거 양당 후보 당선 비율(지역구+비례)은 2006년 지방선거 당시 77.9%에서 점차 늘어 2018년 선거 때 90.4%, 2022년 선거 때 94.3%까지 올랐다.
여기엔 ‘선거구 2인 쪼개기’가 큰 기여를 했다. 기초의회의 지역구는 광역의회가 심의해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4인 선거구로 할 수 있는 지역을 2인 선거구 2개로 분할하는 것이 관행이 됐다. 2인 선거구에서는 양대 정당이 1석씩 나눠가지거나, 호남에서는 민주당이, 영남에서는 국민의힘이 2석을 모두 차지하는 일이 태반이었다. “선거구 쪼개기는 거대 양당 체제를 고착화하는 양당의 야합”(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치개혁특별위원회, 2025. 12)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은 “한 지역구에서 4명을 뽑으면 양당 이외에도 다양한 정당이 선거에서, 주민을 위한 경쟁을 하게 될 텐데 2개 선거구로 쪼개서 2명씩 뽑으면서 양당 체제가 고착화된다”고 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정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보다 공천해줄 사람에게 충성 경쟁을 한다든지 지방자치를 왜곡하는 문제가 계속됐다”고 말했다.
2인 선거구에서 무투표 당선이 늘어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경쟁자가 없어 선거에 출마한 사람이 투표 없이 바로 당선자가 되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2022. 9)에 따르면 기초단체장·광역의회 의원·기초의원 등을 모두 합한 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인 수는 2006년 48명, 2010년 125명, 2014년 196명, 2018년 89명 수준이었으나 2022년 선거에서는 490명(전체의 11.9%)으로 늘었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 154개 구의회 의원 선거구 중 2인 선거구는 98개인데, 이중 50개 선거구에서 100명의 무투표 당선인이 나왔다. 반면 3인 선거구 50개 중에선 무투표 당선이 3개, 4·5인 선거구 6개 중에서는 무투표 당선이 없었다.
2인 선거구로 선거를 치르면 양당에서 1명씩, 혹은 지역 패권을 가진 당에서 2명만 나와 투표도 없이 당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남규 정의당 공보처장은 “호남에선 국민의힘이, 영남에선 민주당이 기초의원 후보를 안 내고 소수정당도 후보를 낼 여력이 없다”면서 “무투표 당선은 유권자의 의사가 지방의회 구성에 반영되지 않는 문제를 야기한다”고 말했다.
무투표 당선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지역주의가 강한 지역 선거구에서 거대 양당이 후보자 복수 공천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월 12일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등은 무투표 당선을 막기 위해 후보자가 당선자 정수를 넘지 않거나 후보자가 1인인 경우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정당의 후보자 추천 규모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이런 문제를 개선해보고자 대안으로 제시된 게 3~5인 선거구의 확대 시행이다. 2022년 지방선거 때 시범적으로 11개 지역(30개 선거구)에서 3~5인 선거구로 확대 개편해 선거를 치렀다.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2022. 12)를 보면, 30개 선거구 109명의 당선인 중 소수정당 당선인은 4명으로 전체의 3.7%였다. 여전히 미미하지만, 기초의원 선거 전체 선거구에서 소수정당 후보 당선율(0.9%)에 비해선 높은 수치다. 시범지역을 포함해 당선된 전체 소수정당 후보 23명 중 17명이 3인 선거구에서 나왔고, 3명은 4인 선거구에서, 3명은 2인 선거구에서 나왔다.
당시 시범지역이던 광주광역시 광산 마선거구(2인 선거구→3인 선거구)에서는 한윤희 정의당 후보가 3위로 당선됐다. 한 의원은 임기 동안 맞벌이·한부모 가정을 위한 ‘아픈 아이 병원 동행 서비스’, 지역 서점 구매 도서를 공공도서관에 반납했을 때 지역화폐로 돌려받는 ‘책값 돌려주기’ 등을 정책화했다. 또 임대주택이 공공주택 안전 관리 지원을 받지 못했던 것을 바로잡는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그는 “소외되고 차별받는 부분들을 찾아 고치려 의정활동을 해왔다”며 “정당마다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소수정당이 지방의회에 들어가야 (지자체 행정부를) 견제하고,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의정활동에 반영돼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당·녹색당·미래당·정의당 및 노동시민단체들로 꾸려진 ‘내 표 그대로-선거제도 전면 개혁연대’는 “2인 선거구 전면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기초의원 선거에서 3~5인 선거구를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얼마나 더 늘릴 것인가가 논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당 기초의원 선거 후보자들은 물론 국회의원, 광역의원들도 자신의 지역구 기초의회가 같은 당 의원들로 채워지길 바라기 때문에 3~5인 선거구로 재편되는 것에 대해 반발할 수 있다.
다만 공개적으로 중대선거구제 확대에 동참하겠다는 의원도 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지역구 기초의원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인이 나왔던 맹성규 민주당 의원(인천 남동갑)은 지난 4월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내 지역부터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구획정위원회가 3~5인 선거구로 정했을 때 광역의회가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2인 선거구로 분할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문화하면, 현실적으로 2인 선거구를 할 수밖에 없는 지역구를 제외하고는 2인 선거구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역의회는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고 있어 승자독식이 심각하다. 광역단체장 소속 정당이 광역의회에서도 몰표를 받아 ‘1당 독재’ 의회가 꾸려지는 일이 잦다. 부산의 경우 2018년 선거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을 배출한 민주당이 48.8%를 득표하고도 의석은 47석 중 41석(87.2%)을 차지했다. 반대로 2022년 선거에서는 박형준 현 부산시장이 속한 국민의힘이 63%의 득표율로 47석 중 45석(95.7%)을 가져갔다. 이러한 승자독식 의회는 지방 행정부에 대한 견제 기능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수를 차지해 표의 비례성이 취약하다는 문제도 있다. 김준우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표의 불비례성이 과도함을 넘어 극단적”이라며 “광역의회 선거제도 개혁 없이는 이 같은 현실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이번 선거를 통해 통합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에서 개혁의 선례를 보이자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 3월 4일 임미애, 정춘생, 정혜경, 윤종오 의원 등은 통합특별시의회 지역구 시·도의원 정수를 3~5인으로 정하자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어차피 지역구 간 인구 편차 등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최적이라는 의견이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향후 대구·경북, 대전·충남 등 통합 출범하는 광역의회에 중대선거구제를 확대할 수도 있다. 다만 중대선거구제에서는 1위와 3~4위 후보의 표차가 크기 때문에 또 다른 표의 비례성 문제가 생긴다는 전문가들의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광역의회에서 정당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을 나누는 비례대표 비율(지역구 대비 약 10%)을 높일 필요도 제기된다. 소수정당들과 참여연대, 경실련 등 시민사회는 3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회 정개특위 내에서는 국회의원의 비례대표 비율(약 15.3%)까지는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정치권이 여야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다. 정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지난 4월 3일 JTBC 유튜브에 나와 “비례대표제와 중대선거구제 확대는 당의 방침이며 대선·지방선거 공약으로도 발표됐다”고 했다.
문제는 국민의힘과의 원내 합의다. 국회에서 공직선거법은 ‘게임의 룰’이기 때문에 개정할 때 다수당이 일방 처리하지 않고 교섭단체 간 합의 처리한다는 게 일종의 불문율처럼 돼 있다. 국민의힘은 원내 5당 공동선언에 참여하지 않았고, 정개특위에서 사전투표제 개편과 외국인 투표권 요건 강화 안건을 먼저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시간을 끌다 개혁은 손도 못 댄 채 광역의회 정원과 선거구 획정만 정하고 끝날 수 있다는 비관론도 있다. 광역 단위에서 지역구 간 인구 편차가 3배를 넘어선 안 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과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선거구 조정 등 세부 조정만 한다는 것이다. 지방선거의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은 6개월 전으로, 2016년 이후 이를 지킨 적은 없다. 이번에는 2022년 지방선거보다 논의 진행 상황이 더디다. 선관위는 4월 17일까지 선거 관련 법안이 마무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선거사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2019)된 사례를 제외하고 여야 합의 없이 선거제 개편이 이뤄진 사례는 없다”며 “정개특위가 늦게 꾸려져 논의가 진척이 안 됐기 때문에 기한 내 큰 변화를 가져올 만한 선거제 개편안이 나올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의 한 식당에서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중태에 빠뜨린 남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재판장 오병희)는 9일 오전 60대 남성 김모씨에 대한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 재판을 열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26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식당에서 주인 부부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당시 김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피해자 중 60대 아내가 다음 날 숨지면서 살인 혐의가 추가됐다. 함께 공격을 당한 남편은 중상을 입어 장애가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갈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김씨는 선고가 이어지는 내내 서서 오른쪽 다리를 떨었다.
재판부는 무기징역 선고 이유로 “식당에서 1000원짜리 복권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비를 걸어 주인 부부를 수십 차례 찔러 한 사람을 살해하고 다른 한 사람에게 중대한 장애를 입혔다”며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함으로써 형벌의 근본적 목적을 달성하고 사회 안전과 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씨 측은 공판 과정에서 심신미약 상태여서 범행 당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면증,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피고인의 소변에서 관련 약물이 검출된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범행 전후의 사정, 그리고 피고인의 언행에 비춰볼 때 이 범행 당시에 피고인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 동기와 수법, 연령과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재범 위험성이 인정된다며 15년간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령했다. 범행에 사용된 흉기 3점에 대해서는 몰수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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