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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블랙리스트 제보자 김준호씨는 3일 “경기남부경찰청이 경향신문 보도 이후 수사 내용을 재검토하고 송치는 미루기로 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달 24일 경기남부청이 김씨 측에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쿠팡 물 은행담보대출 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PNG(Persona Non Grata·기피 인물을 뜻하는 외교 용어) 리스트’라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쿠팡CFS가 2017년 9월부터 6년에 걸쳐 물류센터를 거쳐 간 1만6450명의 재취업을 제한하기 위해 이 리스트를 만들어 운영했다는 것이 골자다. 이 리스트에는 취업 제한자들의 실명· 후순위담보대출 연락처·업무용 ID등 개인정보와 취업제한 사유 등이 기재돼 있었다.
이후 쿠팡 측은 김씨가 블랙리스트 확인을 위해 쿠팡 내부 전산망에 접속한 것을 문제삼아 고소했고, 김씨는 정보통신망법 위반·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쿠팡 측은 지난 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에 대구은행 신용대출 대해 사과하고 김씨에 대한 고발을 철회했다. 그러나 쿠팡의 고소 철회에도 경찰은 김씨를 그대로 검찰에 송치하려 했다. 경찰은 “친고죄(당사자의 고소가 있어야 기소·처벌할 수 있는 죄)가 아닌 이상 혐의가 있다면 송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씨가 속한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경기남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카드연체 열고 경찰의 송치 결정을 규탄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2일 “(김씨 사건은) 수사 중인 사안이며 송치 통지가 아직 되지 않은 사건이기 때문에 수사 결과에 따라 송치여부를 결정할 사안이지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3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송치 예정이라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마자 경찰이 입장을 식사제공 바꾼 것”이라며 “경찰이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 교체 후 경찰 인사 등이 예정된 상황에서 경찰이 보이는 이 같은 모습이 지난 정부에서 얼마나 많은 공익제보자가 탄압받아왔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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