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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43㎡, 마루 26㎡로 구성된 금산주택(건축가 임형남·노은주). 박영채 작가 제공
어느 날 갑자기 큰돈이 생겼다고 상상해 보자.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집이 선택지로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집의 열쇠를 집어 들겠는가?
첫번째는 실내 면적 100평(약 330㎡)의 대주택이다. 다섯개의 방과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과 최신 헬스 기구가 완비된 넓은 거실, 그리고 눈부실 정도로 호화로운 자재로 마감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 집에는 딱 하나의 단점이 있다. 창밖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폐쇄적인 구 릴게임바다이야기 조라는 것이다.
두번째는 평범하고 아담한 30평 집이다. 방은 세개뿐이고 주방도 좁다. 다만 창문 너머에는 사과나무와 계절 꽃들이 가득한 정원이 펼쳐져 있고, 소박한 가구의 거실 앞에는 포도 넝쿨이 드리워진 아름다운 발코니가 있다. 그리고 그 너머로는 멋진 풍광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창을 열면 맞은편 아파트 벽면만 보이는 바다이야기게임 환경에 익숙한 많은 한국인에게, 이 선택은 며칠 밤을 고민하게 할 만큼 쉽지 않은 문제일 것이다. ‘큰 평수’와 ‘강남 아파트’를 성공의 척도로 삼아온 다수에게 첫번째 집은 거부하기 힘든 현실적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땅콩집’이나 ‘타운하우스’ 열풍에서 보듯, 마당을 가꾸며 자연과 호흡하고 싶은 욕구 또한 우리 마음 한편에 분명히 살아있다. 알라딘게임 오늘의 주제는 집의 물리적 ‘면적’과 외부 ‘환경’ 사이의 기묘하고도 필연적인 함수관계에 대한 이야기다.
아파트·빌라·단독주택으로 구분되는 한국의 주택 시장과는 달리, 다민족이 수세기 얽혀 살아온 유럽은 훨씬 다양하고 오랜 주거 양식의 실험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 고유의 문화라 알려진 온돌조차 1970년대 일부에서 도입되었다가 입식 문화 바다이야기디시 와 낮은 열효율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졌을 만큼, 그들의 주거 실험은 냉정하고 실용적이었다. 실제로 유럽은 갖가지 형식의 공공 임대주택부터 실버하우스, 휴양지 빌라, 공유 세컨하우스, 심지어 ‘묘지 주택’에 이르기까지 상상 가능한 거의 모든 주거 형태를 실험해 왔다.
특히 아파트 단지의 근원지, 프랑스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다이야기예시야마토게임 1950~70년대 파리 외곽에 대량으로 건설된 타워형 고층 아파트(그랑 앙상블)들은 현재 대부분 슬럼화되어 국가적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수십년간 이러한 부침을 경험한 유럽 건축학자들이 내놓은 결론 중 지금 우리가 특히 주목할 지점은 여기다. 집을 대형화하고 고층화할수록 집과 외부 환경 사이의 연결 고리는 점점 약해지고, 거주민의 생활은 점점 실내 중심으로 수렴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그다음 단계다. 외부와의 단절이 깊어질수록 거주자들은 집의 ‘면적’과 ‘실내 장식’에 병적으로 집착하게 된다.
비교할 대상이 내부 공간뿐이기에 더 큰 면적에 집착하고, 남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화려한 인테리어에 몰두하게 되는 것이다. 현대 한국의 아파트 입주자들이 왜 이토록 발코니 확장 공사에 매달리는지, 왜 한국의 인테리어 유행 주기가 다른 나라보다 유독 빠른지 설명되는 지점이다.
반면, 멋진 전경을 품거나 외부 환경이 실내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집에서 거주자들은 놀랍게도 작은 평수로도 큰 만족감을 느낀다. 극단적인 예지만, 웅장한 산과 호수를 마주한 집에 대단한 인테리어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외부 환경이 최고의 인테리어가 될 때 사람들은 비로소 평수라는 숫자의 감옥에서 해방된다. 나아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는 일이 잦아지면 길목마다 이웃이 넘치고 공동체 감각이 살아나지만, ‘실내 지향적’ 삶은 공동체를 축소시키고 유흥가 같은 소비적 상업 시설만을 비대하게 키운다.
미래학자들과 에너지 전문가들의 분석이 아니라도 향후 20년 이내에 석유 에너지가 고갈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것은 이제 모두가 아는 이야기다. 이는 현재 대부분의 아파트가 의존하는 화석연료 기반 난방 시스템의 종말을 의미한다. 재생에너지가 발전하고는 있지만, 독일의 사례에서 보듯 그것만으로 모든 가정의 난방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바뀐 에너지 환경에 맞춰 수백만채의 아파트를 다시 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재개발 붐을 타고 더 높고 더 커진 고층 아파트들을 진짜 에너지 위기 앞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
냉난방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치솟을 사회에서, 여름에는 온실처럼 달궈지고 겨울에는 쉽게 열을 빼앗기는 고층 ‘유리박스’ 아파트의 미래는 암울하다. 그러나 아무도 그 진실을 직면하려 하지 않는다. 학자들은 과도한 유지비를 견디지 못한 거주자들이 떠나면서 고층 아파트가 저소득층의 거주지를 거쳐 결국 슬럼화될 것이라는, 서구에서 이미 검증된 시나리오를 이미 제시했다. 현재 합법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되는 아파트 발코니 확장 공사는 미래에 난방 손실의 주범이자 가계 경제를 파탄 내는 원흉이 될 운명이다. 발코니 확장 공사는 면적과 에너지를 맞바꾸는, 지금 고통을 덜기 위해 생명을 줄이는 일종의 ‘자살행위’다. (결로나 열관류율 같은 전문 용어로 설명되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이 모든 재앙은 결국 ‘면적 신드롬’으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대안은 있는가? 단순히 좁기만 한 고시원식 공동주택은 누구도 원치 않는 디스토피아다. 현대 건축가들이 모색하는 대안은 환경과 호흡하는 ‘작지만 크게 사는’ 집이다. 면적과 외부 환경이라는 주제와 관련해, 부부 건축가 임형남·노은주가 설계한 ‘금산주택’은 한국 건축계에 의미 있는 화두를 던졌다. 퇴계 이황의 도산서당을 재해석한 이 집의 실내 면적은 고작 13평에 불과하다. 거실조차 없는 방 두개짜리 집이지만, 7평짜리 대청마루와 미닫이문을 여는 순간 집은 자연 속으로 무한히 확장된다. 지붕 아래에서 거주자는 티브이(TV) 대신 매일 다른 얼굴로 찾아오는 자연의 풍광을 즐긴다. 이 집에 이사 온 건축주는 도심 아파트를 채웠던 수많은 가구와 집기를 버리고 거의 빈손으로 왔지만, 자연이 주는 풍성한 자극 덕분에 면적에 대한 집착이 씻은 듯 사라졌다고 고백했다.
물론 모두가 멋진 자연환경을 바라보며 살 수는 없다. 도심에 그런 조망이 넉넉할 리도 없다. 그러나 작은 발코니 하나, 이웃과 함께 공유하는 작은 공공 마당 하나만으로도 삶의 결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면적에 대한 강박을 줄일 방법이 실재하는 것이다.
잘 가꾼 발코니만으로도 실내 인테리어와 면적에 대한 갈증은 놀랍게도 완화된다. 분당빌라. 건축가 임우진 제공
지방 가득한 고기의 마블링을 최고급으로 치는 굴절된 인식처럼, 평수에 대한 우리의 욕망은 분명 일종의 ‘집단 최면’이다. 에너지 위기라는 재앙이 덮치기 전에 우리는 비대한 평수의 군살을 걷어내고 외부 환경과 소통하는 탄탄한 근육을 가진 집에 익숙해져야 한다. 작아도 넉넉하고, 좁아도 광활한 감각을 선사하는 ‘건강하게 다이어트 된 집’. 그런 집들이 우리의 도시를 채울 때, 우리의 삶도 비로소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제는 평수 대신 창밖 풍경을, 대리석 마감재 대신 포근한 햇살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임우진
어느 날 갑자기 큰돈이 생겼다고 상상해 보자.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 집이 선택지로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떤 집의 열쇠를 집어 들겠는가?
첫번째는 실내 면적 100평(약 330㎡)의 대주택이다. 다섯개의 방과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과 최신 헬스 기구가 완비된 넓은 거실, 그리고 눈부실 정도로 호화로운 자재로 마감된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 집에는 딱 하나의 단점이 있다. 창밖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폐쇄적인 구 릴게임바다이야기 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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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빌라·단독주택으로 구분되는 한국의 주택 시장과는 달리, 다민족이 수세기 얽혀 살아온 유럽은 훨씬 다양하고 오랜 주거 양식의 실험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 고유의 문화라 알려진 온돌조차 1970년대 일부에서 도입되었다가 입식 문화 바다이야기디시 와 낮은 열효율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졌을 만큼, 그들의 주거 실험은 냉정하고 실용적이었다. 실제로 유럽은 갖가지 형식의 공공 임대주택부터 실버하우스, 휴양지 빌라, 공유 세컨하우스, 심지어 ‘묘지 주택’에 이르기까지 상상 가능한 거의 모든 주거 형태를 실험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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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멋진 전경을 품거나 외부 환경이 실내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집에서 거주자들은 놀랍게도 작은 평수로도 큰 만족감을 느낀다. 극단적인 예지만, 웅장한 산과 호수를 마주한 집에 대단한 인테리어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외부 환경이 최고의 인테리어가 될 때 사람들은 비로소 평수라는 숫자의 감옥에서 해방된다. 나아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는 일이 잦아지면 길목마다 이웃이 넘치고 공동체 감각이 살아나지만, ‘실내 지향적’ 삶은 공동체를 축소시키고 유흥가 같은 소비적 상업 시설만을 비대하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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