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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른바 '세기의 이혼' 소송.
그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파기 환송 결정 이후 그간 환수되지 못한 비자금이 다시금 논란의 중심에 섰는데요.
과거 권력에 의한 특혜 불하는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박대기 기자와 하나하나 짚어보죠.
박기자, 대법원 판결은 나왔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파기환송, 그러니까 잘못된 부분만 지적하고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상황입니다.
재산분할을 어떻게 할지는 고법 결과를 지켜봐야하겠습니다만, 1조외국인기관
4천억 원을 분할하라는 당초 판결보다는 최 회장 쪽에 다소 유리하게 내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항소심이 SK주식회사 1,297만 주를 '공동재산'으로 본 부분은 깨지 않아서 의외로 고액을 분할받을 가능성도 남아있습니다.
[앵커]
여전히 궁금하고, 또 따져보고 싶은 건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 회장 오늘코스피지수
부친에게 준 비자금에 대한 판단일 건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앞서 항소심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 회장 부친에게 준 300억원의 비자금이 그룹 성장에 기여했다고 봐서 노 관장의 기여도를 35%로 산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비자금의 존재 자체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으면서도 비한라 IMS 주식
자금을 받았다 하더라도 불법 자금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체 법질서 관점에서 받아 들여질 수 없다면서 기여도 판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한 마디로 줬더라도 불법 자금을 준 거니까 돌려달라는 게 안된다는 말인데요.
의문이 남습니다.
불법한 자금을 계속 최태원 회장이 가지는 것에너지주식
은 과연 전체 법질서에 옳은가 하는 부분입니다.
[앵커]
최태원 회장의 재산에 포함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환수할 방법은 없나요?
[기자]
일단 당사자들이 모두 고인이 돼 형사재판을 통한 추징은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회 법사위 소속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헌정질주식투자모임
서 파괴범이 사망했거나 시효가 지난 경우 몰수 추징을 하는 법안을 발의한 상황인데요.
전에도 비슷한 법안을 여야의원들이 발의한 적이 있지만 아직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당사자들이 살아있고 증거가 남아있을 때 제대로 조사해서 환수했어야 했는데,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비자금에 대해서 국세청이 탈세 조사를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 바 있는데요.
특히 노 전 대통령 장남인 노재헌 씨가 현 정부 주중대사로 임명됐기 때문에 나온 우려입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국감에서 "대법원 재판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조치하겠다"고 원론적 입장만 밝혔습니다.
[앵커]
이 비자금 외에도 SK텔레콤 불하나 대한석유공사, 유공 불하도 SK그룹에 대한 특혜 시비가 있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다만 이번 재판 과정에서 그 부분을 건드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은 당초 노태우 정권에서 민영화 하려고 하다가 이른바 '사돈 그룹' 특혜 시비 때문에 다음 정권에서 민영화가 이루어졌습니다.
더 문제가 있는 건 유공 불하입니다.
당시 SK그룹은 작은 그룹이었고 유공은 불하직전에 국내 최대매출의 대기업이었습니다.
1980년 집권한 전두환 신군부 초기에 선경, 그러니까 SK그룹에 유공이 불하가 된건데요.
그 과정에서 신군부의 압력이 있었다는 당시 관료들의 증언이 회고록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어떤 회고록이죠?
[기자]
제가 그 사본을 들고 나왔는데요.
역대 동력자원부와 산업부 장관들의 회고록을 모은 '남기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입니다.
1999년에 산업부가 펴낸 책입니다.
1980년.
당시 동력자원부 장관인 유양수는 유공을 불하하라는 권력의 지시를 여러 번 받습니다.
"우량기업 불하는 부당하다"며 거절했더니 선경의 C회장, 즉 최종현 전 회장이 직접 찾아왔다고 합니다.
"C회장의 태도는 최고권력자의 힘에 의지하고 있는 터에 '장관쯤이야'하는 생각이 엿보일 정도로 당당했다" 작고한 유 전 장관은 회고했습니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두환 정부 출범과 함께 유 장관은 해임됐고 이후 석유공사, 유공은 SK에게 불하됐습니다.
[앵커]
당시 분위기가 강압적이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유양수 장관은 5.16 군사정변에 참가했던 군부 출신이었는데요.
까마득한 후배 군인들의 반란으로 압박을 받은 셈이죠.
[유양수/전 동력자원부 장관/1995년 : "긴장된 분위기였습니다. (병력이 배치됐다면서요?) 도열했습니다. 네, 밖에도…."]
민주화 이후 유 전 장관은 계엄령이 확대되던 국무회의 상황, 군인들이 회의장 주변에 도열했던 상황을 전하기도 했죠.
당시 최동규 동력자원부 차관도 압박이 있었다고 회고록에 썼습니다.
"유공 민영화를 추진한 건 국보위였다"면서 "반대하던 장관과 사장은 자리를 떠나야 했다"고 전합니다.
부당하다고 했다가 자신도 해임될 뻔했다고 하는데요.
누구 지시였는지는 몰랐는데, 1994년 전두환과 골프를 치던 중 "유공을 선경에 넘기도록 한 사람은 노태우"라는 말을 들었다는 겁니다.
[앵커]
1999년에 이런 책이 나왔는데 그때도 환수는 안 이뤄진 건가요?
[기자]
당시에 몇군데 언론에서 기사가 나오긴 했는데 널리 알려지진 않았습니다.
이 회고록은 제가 산업부의 관료에게서 받은 건데요.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말자는 뜻에서 일종의 학습자료로 관료들 사이에 전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재계 2위 SK그룹의 발전에는 수많은 임직원들의 노력이 있었을 것입니다.
다만 특혜를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혀지고 환수되지 못한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앵커]
비자금이나 과거사 관련 SK그룹의 입장은 없는지요?
[기자]
SK그룹 측은 300억 원 비자금은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고요.
유공에 대해서는 당시 선경의 원유 수급 능력으로 불하받은 것이지 외부의 힘에 의한 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실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아니었다고 하는데요.
오래 지난 일이지만 진상 규명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강지은 신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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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