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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제주도정이 지난 3년 여에 걸쳐 행정력을 쏟아부어 온 기초자치단체 도입의 행정체제 개편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주민투표 실시의 선결 과제로 제시돼 온 '행정 구역' 쟁점과 관련해, 혼돈 상황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투표의 조속한 실시는 사실상 어렵게 되면서, 내년 7월을 목표로 잡았던 기초자치단체 출범도 극히 불투명해지게 됐다. 도민사회는 물론 지방정가에서도 "이미 물 건너갔다"는 회의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더 나아가대국 주식
그동안 진척돼 온 논의 결실과 내용들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자칫 원점 재논의 수준의 좌초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뒤죽박죽 혼돈상황, 그 중심에는 2일 공개된 제주도의회 여론조사 결과의 충격파가 자리하고 있다. 이상봉 의장 주도로 진행된 이번 조사의 결과는 매우 의외였다.   
조사 결과 도민사성광밴드 주식
회 가장 큰 관심사로 대두된 행정구역 선호도는 '2개 구역(제주시, 서귀포시)' 40.2%, '3개 구역(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28.4%로, 2개 구역이 오차범위(±2.5%p)를 크게 벗어나 우위를 보였다. 특이한 점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는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찬성 비율이 크게 높았던 서귀포시에서도 2개 구역과 3개 구역 선호도가 팽팽하게 나타초생달
났다는 점이다(34.1%, vs 35.8%). 제주시 지역의 선호도는 '2개 구역' 42.6%, '3개구역' 25.5%로, 2개 구역이 17% 포인트 차로 높았다.

이 질문 문항에서 행정구역 수와 별개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20.1%로 나타났다. 이 응답층은 현행 광역단일행정체제의 특별자치릴게임 먹튀보증
도 체제에 대한 찬성 의견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 응답비율 자체를 도민사회의 '기초자치단체 반대' 비율과 동일시하여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엄밀히 보면, 기초자치단체 찬반 질문에 대한 응답이 아니라, 행정구역 분리안에 대한 의견에서 '2개안'과 '3개안' 외에 '기타' 의견으로 제시된 측면이 강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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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구역 개편 의견 조사 결과. (자료=리얼미터)


사실 이번 조사의 질문지 구성에서 <질문 3>의 행정구역 개편안에 대한 의견 조사 문항은 큰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었다. 행정구역에 대한 의견을 물으면서 기초자치단체 찬반 의견까지 동시에 묻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기초자치단체 설치에도 반대하고, 3개 행정구역에도 반대하는 응답자에서는 답변이 분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2개 구역'을 택할 수도, '기초자치단체 반대'를 택할 수도 있었다. 하나의 문항에서 2개의 질문을 던진 격이다.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고자 했다면,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찬반 조사 질문, 그리고 행정구역에 대한 의견 조사 질문을 명확히 분리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오류 논란의 질문지를 그대로 사용해 여론조사는 강행됐고, 그럼에도 2개 구역이 높게 나왔다. 3개 구역안이 공론화 숙의토론의 결과이자 제주도의 공식 안인데다, 지난해 부터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한 도민홍보가 대대적으로 이뤄져 왔음에도, 도민 여론은 '2개 구역'으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향후 추진방향 조사 결과. (자료=리얼미터)


여기에 기초자치단체 도입 시기와 관련한 도민 의견도 다소 의외였다.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026년 7월 도입을 목표로 주민투표 실시 등 신속 절차 이행'이라는 응답은 23.0%에 불과했다. 
반면 '도민 의견 수렴, 추가적인 정보 제공과 상황 변화를 고려한 이후 진행해야 한다'는 응답은 66.4%로 압도적이었다. 즉, 당장 내년에 설치할 목표로 추진하지 말고, 도민의견을 수렴하며 시기 조절을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주민투표 실시가 불투명해지면서 내년 7월 출범은 물리적으로 어렵게 된 현실적 상황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분명한 것은, 행정구역안에 대한 응답 결과도 그렇고, 도입 시기에 대한 응답 결과도 모두 제주도가 원하는 방향은 아니라는 점이다. 제주도정 입장에서 볼때 크게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많은 논란 속 여론조사, 이유는?
이번 여론조사는 도의회 명의로 시행됐으나, '합의된 조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절차적 정당성 면에서 적지 않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무엇보다 기관간 협의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제주도정에서는 원하지 않았던 여론조사였고, 공식 회의 석상에서도 반대 의견이 개진됐다. 2023년 도민 공론화 절차를 거친 결과물을 사실상 부정하며 진행된다는 점 때문이다. 공론화 숙의토론에서는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가 행정체제 권고안으로 채택되고, 지난해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이를 수용해 정부에 주민투표안을 건의하는 절차가 이뤄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진행되는 여론조사에 대해 제주도정 입장에서는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의회 내에서도 소관 상임위원회 등의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면서 논란이 분출됐다.
그럼에도 조사는 그대로 진행됐다. 이 의장은 불가피성을 든다. 하나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국정과제로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이 포함됐으나, 주민투표 실시 요구권자인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주민투표 선결과제로 '행정구역 논란 해소'를 제시한 상황이다. 다른 하나는 내년 7월 기초자치단체 출범을 위한 시간적 촉박함, 주민투표 실시 마지노선이 도래한 점이다. 그는 "우리에게 주어진 제한된 시간을 감안한다면, 지금은, 도민 여론조사를 포함해 긴급히 도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야 할 때"라며 조사 필요성 및 당위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정부로부터 주민투표 실시요구를 관철시켜 내지 못한데 따른 대응책으로 여론조사를 긴박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도민 여론 분열은 지역 국회의원들에서 입장이 엇갈리며 2개의 법률안을 제각각 발의하며 입법 혼선을 드러낼 때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서귀포시)의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 법률안, 같은 당 김한규 의원(제주시을)의 2개 기초자치단체(제주시, 서귀포시) 설치 법률안이 그것이다. 
행정구역에 대한 입법 혼선, 그리고 도민사회 여론 분열을 사전에 봉합하지 못한 점이 결국은 정부의 주민투표 실시요구 보류, 그리고 도의회 여론조사로 이어지게 했다고 할 수 있다.
◇ 요동치는 지방정가, 술렁이는 민심...수습책은?
여론조사 실시의 타당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사 결과에 대한 후폭풍은 거세다. 지방정가는 요동치고 있고, 민심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견고하게 보였던 제주도의 '3개 기초자치단체' 당위성 논리도 크게 흔들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론화 숙의토론 결과에 반하는 '2개 구역안' 제기의 절차적 논란에도 불구, 주민투표 추진동력은 급속히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록 법적 구속력이 없고, 실효성이 없는 조사 결과라고 하지만, 제주도정도 무겁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여론의 추이 속에서 나타난 민심을 마냥 외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매우 난처하고, 곤경스러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난 민심을 받아들이려니, 2년 전 숙의토론 공론화 절차의 결과를 부정해야 하는 모순의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절차적 정당성이냐, 변화된 민심의 수용이냐, 그야말로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중요한 사실은 주민투표 실시는 어렵게 됐다는 점, 그리고 주민투표가 무산된다면 내년 7월 기초자치단체 출범도 자동적으로 무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이후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1년 또는 2년 늦추거나, 차차기 지방선거인 2030년으로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기초자치단체 도입 시기를 언제로 정하든, 행정구역 조정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도민사회 합의를 위해서는 원점 재논의 수준의 도민 의견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지방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돌이켜보면, 2023년 공론화 절차 과정에서 제대로 된 여론조사가 단 한번 없었다는 점이 매우 아쉽게 다가온다. 
딜레마에 빠져 있는 제주도정, 책임론의 범주에서 벗어나기 힘들게 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 그리고 제주도의회. 지역 정치권이 긴급히 만나 책임있는 공동 수습책을 논의해야 한다면, 바로 지금이 그 타이밍이 아닐까.  <헤드라인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