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포스터. 넷플릭스 제공


‘아기 맹수’가 만든 ‘깨송아리 부각’을 집어 들었다. 깨들이 달린 송이로 만든 부각에 들깻가루와 깻잎장아찌 파우더를 뿌렸다고 했다. 고소하고 짭조름한 것이 맥주를 부르는 맛이었다. 부각이 담긴 작은 항아리 바닥에는 노란 옥수수 알갱이들이 깔려 있었다. ‘같이 먹는 거로군.’ 이가 부러지는 줄 알았다. 장식용으로 넣은 생옥수수였다. 선재 스님이 만든 사찰음식 ‘호두재피무침’은 싱겁고 건강한 맛일 줄 알았는데, 간간하고 감칠맛이 돌아 도파민이 야마토통기계 팡팡 솟았다. 안성재 심사위원처럼 근엄한 표정으로 음미하고는 어떤 평을 할까 고민하다 결국 내뱉은 말. “너무 맛있잖아요.” 역시 심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기자간담회에는 참가자 4명이 만든 음식들도 ‘출연’했다. 음식이 주인공인 프로그램다웠다. 연출 릴게임야마토 자 김학민·김은지 피디(PD)를 비롯해 백수저 요리사 선재 스님, 손종원, 정호영, 후덕죽, 흑수저 요리사 ‘술빚는 윤주모’ ‘중식 마녀’ ‘아기 맹수’ ‘프렌치 파파’가 참석했다.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기자간담회에 ‘출연’한 음식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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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1~3화를 공개한 시즌2에는 각종 논란에 휩싸인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그대로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다. 논란을 의식해선지 백종원 심사위원이 말하는 장면보다는 참가자들과 요리에 좀 더 집중하는 편집 전략을 취한 듯 보였다. 김학민 피디는 “시즌1의 사랑받는 요소는 그대로 가져오고 아쉬운 부분은 모바일야마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는 식으로 완성도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려 했다”고 말했다. 김은지 피디는 “시청자들이 요리로만 정면 승부하는 대결을 많이 요청하셨다”며 “피드백을 받아들여 ‘요리 미션의 끝을 가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백종원 심사위원의 출연에 대해 김학민 피디는 “시청자들의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굉장히 무겁게,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항상 야마토게임 유념하고 다음 스텝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은 더욱 화려해진 백수저 출연진으로 화제를 모은다. 사찰음식 대가인 선재 스님은 “‘흑백요리사’에 출연해 몇백명의 수행자들을 만났다”며 “누구와 대결을 하든 그분들의 삶을 존중하고 그분들의 실력을 존중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식과 양식에서 각각 미쉐린 1스타를 받은 손종원 셰프는 처음에는 출연을 거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제작진의 거듭된 요청에 결국 백수저 요리사로 나섰다. 그는 “시즌1이 한때 침체된 요식 업계에 붐을 일으켰다”며 “시즌2를 통해 ‘흑백요리사’ 자체만이 아니라 요식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면 한다”고 출연 이유를 전했다.



정호영(왼쪽부터), 후덕죽, 선재 스님, 손종원, 술빚는 윤주모, 프렌치 파파, 중식 마녀, 아기 맹수가 17일 서울 종로구 제이더블유(JW)메리어트동대문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시즌2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흑수저 또한 쟁쟁한 라인업으로 기대를 모은다. 첫번째 미션에서 안성재 심사위원의 합격 판정을 받고 울먹인 ‘술빚는 윤주모’는 그 순간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조금도 기대를 안 해서 감동의 순간이 컸다. 현장에서 치열하게 살아오신 셰프님들과 한 무대에서 요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한식과 중식을 접목한 전가복 요리를 선보여 주목받은 ‘중식 마녀’는 “매일 하던 제 스타일대로 놀이터에 가서 멋지게, 재밌게 놀아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편하게 임해보려 했다”며 “요리계에서 유리천장을 깨고 여성으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저를 이끌지 않았나 싶다. 이게 저의 필승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첫날 공개된 1~3화에서는 흑수저 요리사 80명 중 백수저 요리사와 1대1로 맞붙을 참가자가 추려졌다. 4화부터는 본격적인 요리 대결이 펼쳐진다. 매주 화요일 새로운 에피소드가 공개되며, 총 13부작이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