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대전 동구 국가철도공단 본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집값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수요 억제가 핵심인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비판 여론이 일자 민심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여당은 더욱 겸허히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 하자담보책임기간 이 지난 19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집값이 유지된다면 그동안 내 소득이 오르고, 오른 소득이 쌓인 이후에 집을 사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자, 여당이 ‘대리 사과’를 하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날 하루 민주당에서는 이 차관에 대한 질책이 잇따랐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정책 기조를 흔들고, 본질이 아닌 것으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언 자동차대출문의 행을 각별히 자제해야 한다는 게 당의 입장이다. 국정감사에서 단호히 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위원인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도 “돈 벌어서 집 사라는 건데, 자기는 수십억원짜리 집이 있으면서 그렇게 말하면 국민들은 열 받지 않겠나”라며 “상임위원회에서 혼이 날 것”이라고 했다.



만20세이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국민의힘은 이 차관의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수) 의혹도 쟁점화했다. 이날 출범한 국민의힘 ‘부동산 무료신용등급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회의장에는 “나는 되고, 너는 안 된다”라고 적힌 펼침막이 내걸렸다. 정부·여당 정책 책임자들의 ‘윤리적 이중잣대’를 겨냥한 것이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장동혁 대표는 “여당은 원내대표부터 국토부 차관까지 정작 자신들은 갭투자의 사다리를 밟아 부를 축적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주거 지옥을 강요하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위험한 폭주 청약통장 금리 를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아내 명의로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를 33억5천만원에 샀는데, 이 아파트에 14억8천만원의 전세 보증금이 채무로 신고되어 있어 ‘갭투자’ 의혹이 제기됐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