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좋아요 육아하는 아빠 늘었지만…“육아와 일의 균형 찾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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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2일 저녁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만난 ‘육아하는 아빠들’이 들려준 일상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2월 ‘돌봄 기본법(안)’을 입법 청원했다. 이 법안은 저출생·고령화, 다양해진 가족 형태, 노동환경의 큰 변화 속에서 생애 전 과정을 아울러 돌봄의 권리를 명문화하고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여연대는 3월부터 ‘돌봄 토크’ 월례 행사를 마련, 4월에는 돌봄을 받을 권리 못지않게 돌볼 권리도 보장받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아이 돌봄의 주체인 아빠들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20여명이 참석했다.
■육아하는 기쁨과 어려움
육아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와 힘든 순간은 언제일까. 정경직씨는 44개월 된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들이 “아빠가 좋아”라고 말해줄 때 기쁨을 느낀다. 정씨는 육아휴직을 쓰고 아내와 함께 아이들을 돌봤는데 아내가 우울증을 겪으면서 1년여 긴 터널을 지났다고 했다. 그는 “돌봄 하는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5개월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홍준씨는 “저랑 아내랑 둘 다 프리랜서라서 공동 양육을 하고 있는데도 아이는 늘 엄마를 먼저 찾는다”며 “그런데 대변은 꼭 제 품에서 본다. 그 순간에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 어려움은 일과 육아의 균형 맞추기다. “프리랜서 특성상 경제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일을 하긴 해야 하는데, 아이를 더 잘 키우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아내와 시간대를 나눠서 육아와 일을 번갈아 하고 있는데, 그 균형을 맞추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제 커리어에 육아는 없었습니다만>의 저자인 회계사 이총희씨가 초대 손님으로 참여했다. 49개월, 9개월 된 두 아이를 키우는 이씨는 첫째 아이가 태어난 후 일을 멈추고 육아를 시작했다. “애 키우다가 분노를 많이 해서 책을 썼다”는 그는 “육아는 노동문제다. 일하면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인가 질문할 수밖에 없다”며 “경쟁 중심 사회에서 아이를 안고 뛰면 뒤처질 수밖에 없고, 그런 것은 감내하라고 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했다.
육아하는 아빠는 특별할까. 육아는 부모 공동의 일이다. 다만 여성이 육아를 전담해온 역사가 있고, 여전히 맞벌이 부부를 기준(‘2025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2024)으로 봤을 때 가사노동(가사관리 및 가족돌봄) 시간을 보면 아내(2시간 51분)가 남편(59분)보다 육아를 하는 시간이 길다. 바뀌지 않는 사회적 인식과 미흡한 제도가 맞물린 결과다.
돌봄 수요가 큰 시기는 영유아기로, 제도적으로는 부모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시기다. 최근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높아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5년 남성 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수는 6만7200명으로 전체의 36.5%를 차지했다. 전년(4만1829명)보다 약 1.6배에 늘었고, 2021년(2만9041명)보다는 약 2.3배 늘었다.
그럼에도 육아를 전담하는 아빠는 여전히 상대적 소수다. 이총희씨는 “언론에서는 아빠 육아휴직이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제가 아이 키우면서 주변에서 육아하는 아빠들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아빠의 육아는 당연한 일인데 이렇게 육아하는 아빠들을 따로 모이게 한 행사 자체가 성별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우리 사회에 가부장 부양 모델을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도 여전해서 아빠들이 (아빠는 육아보다는 일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했다. 박홍준씨는 “‘맘카페’나 ‘단체 채팅방’ 등 육아 커뮤니티가 아빠는 가입 자체가 어려워서 육아 정보나 고충을 주고받기 어렵다”고 했다. 낮 시간대 아이와 함께 활동하는 아빠를 향한 ‘경제적 능력 없음’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느낄 때도 있다고 아빠들은 말한다.
목마르면 우물을 파는 법. 아빠들의 자생 모임도 생겨났다. 아빠들의 육아일기를 주 1회 뉴스레터로 발송하는 ‘썬데이 파더스 클럽’에 참여하고 있는 손현씨는 “육아하는 시간을 기록하면서 혼자 하기 벅차니까 번갈아 쓰자면서 아빠 육아 모임을 만들었다”며 “아빠들이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모임이 매우 희소해서인지 미디어에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육아일기 쓸 시간 있으면 육아를 해라’라는 말도 듣는데, 아빠들이 조금 더 나와서 이야기를 해야 (육아에도) 더 동참할 것 같다”고 했다.
■함께, 더 나은 돌봄을 할 권리
이날 초대 손님으로 ‘위스테이별내 꿀꿀이 아빠모임’(위꿀아)을 이끄는 박태관씨도 참여했다. ‘위꿀아’는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며 2019년생 자녀를 둔 15명의 아빠가 만든 모임으로, 6년째 활동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마다 아빠들이 아이들과 여행, 연극, 미술, 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빠들 각자의 재능을 살려 돌봄과 교육을 나눠 맡는다.
박태관씨의 말이다. “회사에선 동료라고 하는데 육아는 동지라고 표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만큼 끈끈함을 느낍니다. 내 아이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을 함께 키우다 보니 아이마다 가지고 있는 특별함을 알게 되고, 같은 동네에 사니 돌봄 공백을 메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들 입장에선 14명의 삼촌과 형제 같은 친구들이 생겼고, 사회성을 키우는 데도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을 초대하는 행사를 열기도 하고, 육아 모임을 만들고 싶어하는 부모들을 초대하기도 했습니다. ‘위꿀아’를 보고 엄마, 아빠들이 같이하는 육아 모임들이 여럿 생겼는데, 가장 큰 성과이기도 합니다.”
아빠들은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경험이 사회 인식을 바꿔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꿀아’의 구성원인 50대 장태원씨는 “제가 젊어서 일할 때는 지금보다 일 중심적으로 생각할 때여서 (아빠가) 육아를 외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우리 세대가 지금 회사의 시니어들인데, 자녀들이 대부분 성장했기 때문에 공감을 잘 못 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지금 육아를 해서 회사에서도 육아하는 아빠를 충분히 공감하면서 밀어주려고 한다. 직장, 공동체 안에서 육아하는 아빠들에 대해 인정하고 독려해주면 육아 참여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빠들이 생각하는 더 나은 돌봄은 어떻게 가능할까. 정서적으로는 육아 모임 활성화, 아빠 육아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꼽혔다. 돌봄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린이집·유치원, 소아청소년과 의원 및 야간 병원, 놀이시설 내 가족 샤워실 등 육아 기관·시설이 지역 불문하고 충분히 갖춰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도적으로는 육아휴직을 쓰기 어렵게 만드는 회사 분위기, 성별 임금 격차, 낮은 육아휴직 급여액 등을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엄마든 아빠든 좋은 육아할 수 있는 환경을 큰 틀에서 바꿔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경직씨는 “육아는 시간과 돈의 함수 속에서 내가 육아에 (시간과 돈을) 얼마나 할애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두고 계속 균형을 찾아가는 일”이라며 “직종이 굉장히 다양해지고 고용 형태도 정규직이 점점 줄어드는 시대에 (자영업자·프리랜서 등은 쓸 수 없는) 육아휴직이 마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여전히 ‘아빠’는 주 양육자가 아닌 것처럼 얘기되는데, 엄마와 아빠가 양육 파트너로서 각자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사회문화적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의 탈출을 돕는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행 하루 만에 전격 중단하면서 해협의 사실상 봉쇄 상태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중단 이유로 이란과의 ‘협상 진전’을 들었지만 양측이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종전 합의는 여전히 요원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국영 프레스TV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젝트 프리덤’ 중단을 밝힌 5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통제·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주권적 해상 교통 규제 메커니즘’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은 이란 측 공식 이메일을 통해 통항 규정을 전달받고 이를 준수해야 하며, 사전에 반드시 통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그동안 공해로 인식돼 온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주권적 통제권을 본격 행사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사령부는 이날 엑스에 “해협을 건너는 유일한 안전 항로는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앞서 공표한 통로뿐”이라며 “다른 경로로 선박이 이탈하는 것은 안전하지 않으며 이탈 시 IRGC 해군의 단호한 조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협상 진전’의 의미에 대해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면서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실권을 장악한 이란 강경 지도부는 핵 프로그램 포기에 동의하지 않고 해협을 봉쇄해 세계 경제 인질로 잡고 있는 등 자신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 말대로 이란과의 물밑 논의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불과 이틀 전인 3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종전안을 ‘수용 불가’로 밝힐 정도로 입장 차가 컸던 만큼 이란의 의미 있는 양보가 있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의 교착 상태를 돌파할 승부수처럼 내건 ‘프로젝트 프리덤’이 하루 만에 중단된 것은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이 군사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순 있겠지만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를 인용해 작전 시행 이후 이틀간 단 7척의 선박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며 “지난 2월 말 이란이 해협 봉쇄를 선언한 후 매일 해협을 통과해온 극소수 선박 수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걸프 동맹국들과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한 다국적 해상 연합체 ‘해양 자유 연합’ 창설을 협력국에 제안하는 동시에 유엔에서도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에는 지난달 결의안에 중국·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점을 고려해 군사 행동을 명시적으로 승인하는 표현을 제외하고 인도주의적 지원 내용을 보완해 한층 신중한 접근을 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지난달 27일 경기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안나의집‘에서 앞치마를 한 자원봉사자들이 일제히 외쳤다. 30여 명 자원봉사자들은 무료급식소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가며 한 명씩 눈을 마주 보고 인사했다.
급식소를 찾은 이들 대부분은 노년층이었지만, 40·50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20·30대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취약계층에게 매일 오후 3시 30분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는 안나의집은 “사랑합니다”라는 구호와 함께 배식을 시작한다. 안나의집 대표 김하종 신부는 이런 일종의 의식을 “우리가 당신을 돕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인간임을 말하며 존중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날 메뉴는 밥과 콩나물국, 나물, 김치, 돼지고기볶음이었다. 기부받은 케이크도 한 조각씩 식판 위에 놓였다. 72석인 무료급식소는 배식 시작 20여 분 만에 빈자리 없이 가득 찼지만 줄은 여전히 길었다.
안나의집은 IMF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늘어난 노숙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김 신부가 1998년 설립한 시설이다. 이탈리아에 한국으로 온 김 신부는 1992년부터 현재까지 34년째 성남에서 약자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김하종’이라는 이름은 존경했던 김대건 신부의 성에다 ‘하느님의 종’에서 따서 지었다. 약자들을 위해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 신부는 2015년 특별귀화자로 선정돼 한국 국적을 받기도 했다.
김 신부는 세월이 흐른 만큼 안나의집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김 신부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찾아오시는 분들이 정말 다양해졌다. 사회가 어려울수록 취약계층이 더 힘들다”며 “최근에는 홀몸노인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노숙인만 받았지만, 어느 날 한 할머니가 ‘신부님 저도 먹고살기 정말 힘든데 왜 안되나요’라고 말하더라”라며 “이후 급식소를 찾은 이들 모두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해 따로 선별하지는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회가 변하면서 노숙인 대상 무료급식·자활을 주요 사업으로 했던 안나의집도 주요 지원 대상을 바꿨다. 현재 안나의집 사업 예산 중 70%는 가정 밖 청소년들을 위해 쓰이고 있다. 안나의집이 직간접적으로 보호하고 있는 청소년은 140명에 달한다.
안나의집이 운영하는 성남시남자단기청소년쉼터가 실시한 ‘성남 및 경기광주지역 위기청소년 실태조사’(성남지역 9~24세 1000명 대상)를 보면, 가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년은 2010년 1.2%에서 2024년 15.8%로 10배 이상 훌쩍 증가했다.
김 신부는 “자신을 보호할 수 없는 청소년들이 가정을 떠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사회는 이들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3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킨 안나의집도 최근 고물가·불경기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안나의집운영비는 45%가 정부 지원으로, 55%는 후원으로 채워지고 있다. 다만 최근 후원이 눈에 띄게 감소하며 안나의집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신부는 “후원자 중 개인 후원자가 대부분인데 저에게 직접 전화한다”며 “주로 ‘요즘 너무 어려워서 후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말인데,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봉사를 계속 이유는 뭘까. 김 신부는 “사회는 점점 빠르고 복잡해지지 않나. 사회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생긴다. 그런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우리 같은 사람이 나서 돕지 않는다면 사회는 더 어려워 질 것”이라며 “힘이 닿는 데까지는 계속해서 돕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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