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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한 사주, 남다른 관상, 허약한 체질
태종 이방원은 1367년(공민왕 16년) 5월 16일에 함경도 함흥 귀주동에서 이성계의 첫 부인 한씨의 다섯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방원을 낳은 후, 어머니 한씨가 점쟁이 문성윤에게 방원의 사주에 대해 물었더니 문성윤이 이렇게 말했다.
“이 사주는 귀하기가 말할 수 없으니, 조심하고 점쟁이에게 경솔히 물어보지 마소서.”
말인즉, 방원 사주 속에는 나라를 배신하거나 나라를 세울 운명이 들어있다는 뜻이었다. 그 때문에 자칫 사주를 함부로 보여 왕이 될 사주라고 소문이라도 나면 아이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했다.
월차방원은 사주뿐 아니라 생김새도 남달랐던 모양이다. 하륜이 관상에 일가견이 있었던 모양인데, 이방원의 장인인 민제와 친구였던 그는 민제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내가 사람을 상 본 것이 많지마는, 공의 둘째 사위 같은 사람은 없었소. 내가 뵙고자 하니 공은 그 뜻을 말하여 주시오.”
방원의 관상에 대해서는 남은도 한 자동차 할부 계산기 마디 남겼는데, 남은은 이방원을 만나면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일렀다고 한다.
“이 사람은 하늘을 덮을 영특한 기상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이방원의 관상을 두고 실록은 ‘태조가 높은 코에 용의 얼굴이었는데, 태종의 용모가 닮았다’고 쓰고 있다.
하지만 이방원이 이성계를 닮았다는 것은 지어낸 말인 듯하다. 지원기관 이성계는 키가 크고 덩치가 있었으며 힘도 장사였지만, 이방원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원래 자식은 아비가 잘 안다고 했는데, 이성계는 이방원에 대해 ‘체질이 파리하고 허약하다’고 표현했다.
이성계가 이 말을 한 것은 1394년 6월 초였다. 당시 명나라 황제 주원장이 이성계에게 친아들을 입조시키라고 하자, 이방원을 보내게 되는데, 그 자리 원금만기일시상환 에서 이성계는 걱정 어린 얼굴로 이런 말을 한다.
“너의 체질이 파리하고 허약해서 만 리의 먼 길을 탈 없이 다녀올 수 있겠느냐?”
당시 이방원의 나이는 28세였다. 말하자면 20대의 청년인 이방원에게 이성계가 ‘파리하고 허약하다’는 표현을 한 것으로 볼 때, 이방원은 결코 이성계처럼 체격이 좋고 힘이 강한 사람은 아니었 인터넷뱅킹 수수료 면제 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실록에서 ‘태조의 용모를 닮았다’고 한 것은 의례적인 표현일뿐 사실은 아니었다.
# 영리한 아들, 팔불출 아비
태종은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고 공부를 잘했다. 지금의 아버지나 고려 때의 아버지나 공부 잘하는 자식을 자랑스러워한 것은 다르지 않았던 모양인데, ‘동각잡기’의 다음 이야기는 그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가문에 유학하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태종을 학문 길에 나아가게 하였더니, 태종이 글 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려 우왕 때 태종이 과거를 했는데, 태조가 대궐에 나가 절을 하며 감사 인사를 하고는 감격에 겨워서 눈물을 흘렸다.
이성계에게 이방원은 이런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자신은 비록 학문을 익히지 못해 전장을 누비는 변방의 무인으로 살아가고 있었지만, 아들만큼은 학문을 하여 중앙 정계에서 문관으로 살기를 원했는데, 방원이 아비의 그런 소원을 이뤄준 것이었다. 아들이 과거에 합격한 사실이 얼마나 좋았으면 뭇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대장부가 눈물을 흘리며 좋아했겠는가.
흔히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한다는데, 이성계 또한 그 팔불출의 하나였다. ‘동각잡기’의 다음 기록은 이성계의 팔불출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다.
태종이 제학이 되니 태조의 기쁨이 대단하여 사람을 시켜서 관교(임명장)를 두세 번 읽게 하되 손님들과 연회를 할 땐 반드시 태종에게 연구(聯句·한 구절씩 돌아가며 시를 짓는 것)를 하게 하고, 매양 이렇게 말하였다.
“나를 손님과 더불어 즐겁게 하는 데엔 너의 힘이 많았다.”
이렇듯 이성계는 자리만 마련되면 아들 방원 자랑에 신이 난 아비였다. 어찌 보면 전형적인 팔불출 행동인데, 이성계는 비록 팔불출 소리를 듣더라도 자식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 죽이 잘 맞은 계모와 의붓아들
방원이 태어났을 때, 위로는 네 명의 형과 한 명의 누나(경신공주)가 있었다. 큰형 방우는 방원보다 열세 살이 많았고, 둘째 형 방과는 열 살이 많았으며, 셋째 형 방의는 일곱 살 위였다. 그리고 넷째 형 방간은 세 살 위였고, 누나는 두 살쯤 위였다. 그들 형제 외에 방원에겐 누나 같은 인물이 하나 더 있었다. 이성계의 둘째 부인 강씨(신덕왕후)가 그녀였다.
강씨는 방원의 큰형 방우보다 두 살 어렸고, 방원보다 열한 살 많았다. 큰형보다 어린 계모, 어찌 보면 누나 같은 계모인 셈이다. 그 계모 강씨는 명민하고 똑똑한 방원을 좋아했다. 그래서 강씨는 방원을 향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어찌 내 몸에서 나지 아니하였는가?”
강씨는 이방원보다 열한 살 많았다. 방원의 큰형 방우가 열세 살 위였으니, 비록 어머니라지만 형보다 어린 여자였다. 그녀는 함흥이 아닌 개성에서 이성계와 함께 생활했는데, 성균관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하던 이방원은 개성에서 지냈기 때문에 소년 시절을 강씨 슬하에서 자랐다. 강씨는 이방원이 친아들이 아닌 것을 안타까워할 정도로 방원을 총애했다. 방원이 영민하고 공부도 잘할 뿐 아니라 자기를 잘 따랐기 때문이다.
사실, 이방원은 아버지 이성계보다도 강씨와 죽이 더 잘 맞았다. 방원과 강씨가 죽이 잘 맞았다는 사실은 정몽주 척살 사건에 관한 태조실록 총서의 다음 기록에서 잘 드러난다.
(이방원이 사람을 시켜 정몽주를 죽였다는 소식을 듣고) 태조는 크게 노하여 병을 참고 일어나서 전하(이방원)에게 소리쳤다.
“우리 집안은 본디 충효(忠孝)로써 세상에 알려졌는데, 너희들이 마음대로 대신(大臣)을 죽였으니, 나라 사람들이 내가 이 일을 몰랐다고 여기겠는가? 부모가 자식에게 경서(經書)를 가르친 것은 그 자식이 충성하고 효도하기를 원한 것인데, 네가 감히 불효(不孝)한 짓을 이렇게 하니, 내가 사약을 마시고 죽고 싶은 심정이다.”
이에 전하가 대답했다.
“몽주 등이 장차 우리 집을 모함하려고 하는데, 어찌 앉아서 망하기를 기다리는 것이 합하겠습니까? ‘몽주를 살해한’ 이것이 곧 효도가 되는 까닭입니다.”
태조가 성난 기색이 한창 성한데, 강비(康妃)가 곁에 있으면서 감히 말하지 못하는지라, 전하가 말하였다.
“어머니께서는 어찌 변명해 주지 않습니까?”
강비가 노기를 띠고 고하였다.
“공은 항상 대장군으로 자처하였는데, 어찌 놀라고 두려워함이 이 같은 지경에 이릅니까?”
이 내용을 분석해보면, 이방원과 강씨는 정몽주를 죽이기로 이미 합의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정몽주를 죽인 것에 대해 이성계가 무섭게 화를 내자, 이방원은 강씨에게 편을 들어 달라고 노골적으로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방원이 정몽주를 죽이는 과정에서 이성계를 제쳐 두고 강씨와 모의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듯 강씨가 이방원 편을 들자, 이성계는 노기를 누그러뜨리고 더 이상 방원을 몰아세우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새롭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정몽주의 척살은 이방원의 단독 결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강씨와 이방원이 함께 계획했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방원과 강씨는 계모와 아들 관계가 아니라 일종의 정치적 동지였다고 할 수 있다.
작가
■ 용어설명 - 동각잡기
조선시대 문신인 이정형이 고려 말부터 조선 선조 때까지 정치와 명신들의 행적을 기록한 역사서다. 두 권으로 이뤄져 있는데 상권은 고려 말 이성계의 조선 건국부터 중종 연간의 기묘사화까지, 하권은 중종 말년부터 선조 때의 임진왜란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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