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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의 격전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전선에서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대도시 한곳을 한순간에 잃을 뻔한 기습을 받았다. 러시아군이 지난달 8∼11일 나흘 새 도네츠크주의 병참 요충지 포크로우스크 북쪽 방어선을 15km 넘게 뚫고 들어온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참호와 요새가 빽빽한 이곳에서 이만큼 깊은 ‘돌파구’가 뚫린 건 처음이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표에 따르면 당시 러시아군은 전차(탱크)·장갑차 같은 중장비 없이 “개인화기만 시황추천주
들고” 속전속결로 방어선을 넘었다. 일부 부대는 정찰 드론(무인기)을 피해 오토바이를 몰아 침투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소탕 작전에 나섰지만 이들 중 일부는 여전히 점령지에 남아 포크로우스크를 위협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활용에 대응한 ‘신속 기동’ 전략을 고안하며 우크라이나 전장이 요동치고 있다. 드론의 손쉬운 먹잇감인 전부산주공 주식
차 대신, 전근대 ‘기병대’를 연상시키는 오토바이 부대 등을 방어선 너머로 빠르게 투입하는 것이다. 이는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군을 더욱 지치게 하고 있다.
드론이 만든 ‘투명한 전장’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 전쟁을 상징하는 무기는 단연 ‘드론’이었다. 우크라이나군은 장비·병력 열세를 아이디스홀딩스 주식
극복하기 위해 값싼 드론을 대량으로 띄워 적을 살상하는 전략을 택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전략연구소)는 5월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생산한 드론만 150만대에 이르며, 올해는 생산량을 450만대까지 늘릴 거라고 예상했다.
드론이 상공을 뒤덮으면서 전장은 ‘투명화’ 됐다. 1인칭 시점 드론(FPV)이 적을 실시KTCS 주식
간으로 감시하고, 침투가 식별되면 들이받아 자폭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해병 제36여단의 한 대위는 지난달 르몽드에 “전선의 모든 제곱미터가 투명해져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눈에 잘 띄는 전차·장갑차는 자폭 드론의 우선 타깃이 됐다. 전략연구소는 전쟁 발발 이후 지난 5월까지 러시아가 잃은 탱크가 4353대에 이른다고 온라인주식투자
추정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요새들은 용치(대전차 장애물)·지뢰밭·참호로 촘촘이 둘러싸여 기갑부대의 기동을 더욱 어렵게 했다.
이에 전쟁은 공격 진영이 대규모 돌격으로 수비군을 압도하지 못한 채 병력만 손실하는 ‘소모전’으로 접어들었다. 전략연구소는 지난달까지 러시아군 사상자를 100만명으로, 우크라이나 사상자를 40만명으로 추산한다. 그럼에도 지난해 1월 이후 러시아가 새로 점령한 영토는 우크라이나 전체 면적의 1.05%(약 6300㎢)에 그쳤다.
러시아 병사가 오토바이에 실은 드론 재머(전파방해) 장치를 점검하는 모습.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 그룹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
우크라 괴롭히는 ‘오토바이 기병들’
그러나 최근엔 러시아군이 병력을 신속·은밀하게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바뀐 전장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전차 없는’ 소규모 보병 분대의 돌격을 늘린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제1아조우군단의 한 지휘관은 5일 르피가로에 “최근 몇달 동안 전선 전체에 걸쳐 2∼3명 보병으로 구성된 소규모 공격 작전이 목격돼왔다. 반면 장갑차를 활용한 대규모 공격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병력 기동의 신속성을 극대화한 러시아군의 ‘오토바이 부대’가 우크라이나군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6월 보고서는 러시아군이 지난 봄부터 용치 등 전장 환경을 재현한 훈련장에서 2륜·4륜 비기갑차량 부대를 훈련해온 데 주목했다. 러시아군은 기동력 강화를 위해 올 연말까지 중국산 오토바이 최대 20만대를 구입하고, 4륜구동차·버기카 등 수만대의 경차량을 사들일 계획이다. 지난 연말에는 ‘전동 킥보드’를 타고 도네츠크주 토레츠크 전선으로 침투하는 러시아군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기도 했다.
이들은 실전에서 기존 차량부대처럼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대신, 개활지를 가로질러 우크라이나군의 콘크리트 요새나 참호를 우회한다. 6∼8대 오토바이에 나눠 탄 6∼16명의 보병이 드론의 감시와 자폭 공격을 피해 빠르게 후방으로 파고드는 것이다. 기습 공격 외에 보급·정찰·부상자 후송 등의 임무를 맡기도 한다.
연구소는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군은 오토바이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투명한 전장에서 느리게 움직이는 차량이 위협이 되면서, 러시아군은 오토바이 등 빠른 비기갑 차량 사용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방에선 이를 두고 ‘기병 전술의 부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장을 줄인 대신 기동성을 높인 경기병은 전근대 전장에서 후방 교란·침투·정찰 등으로 활약했지만, 기갑부대가 주력으로 떠오른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대부분 사라졌다. 그 역할을 우크라이나 전장의 오토바이 부대가 되살렸다는 얘기다.
르피가로는 “전쟁의 부분적인 ‘비기계화’가 목격되며, 소규모 보병 분대나 오토바이를 탄 ‘용기병’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옛날 말을 타고 이동해 도보로 전투를 벌이던 병사들의 현대식 부활”이라고 평가했다.
“서방 군대에 채용될 전술인지는 의문”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오토바이 기병’들의 고속 침투를 드론 등으로 따라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파블렌코 크리제셰우스키 우크라이나군 대령은 뉴욕타임스에 “15명이 탄 장비 1대를 타격하는 건 꽤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이 15명이 (각자) 전기 스쿠터에 타고 있다면 그건 정말 큰 문제”라고 말했다.
소규모 부대의 침투는 전선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방어해야 하는 면적을 넓히는 효과도 있다. 이전까지 참호 속에서 적을 기다리며 드론 등으로 해치우던 우크라이나군은, 요새 밖 후방의 러시아군을 쫓아다니며 소탕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는 전선 정면의 수비군을 후방으로 빼는 게 부담스럽다. 우크라이나 정보국은 이달 현재 우크라이나에 약 70만명의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본다. 반면 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은 30만여명에 그친다. 돈바스의 한 우크라이나군 돌격여단 장교는 르피가로에 “더는 보병(충원)이 없다. 이것은 더 이상 방어선이 아니며 100미터, 200미터 간격으로 병사 두세명을 둔 진지일 뿐”이라고 전했다.
전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은 향후 이 전술을 우크라이나를 넘어 나토(NATO) 국가를 상대하는 작전 등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방 등 각국 군대가 이런 교리를 따라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장갑이 전혀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적진에 들어간 병력이 ‘살아 돌아오기’가 힘든 탓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병사 목숨을 소모품으로 보는 러시아 지휘관들과 달리 반대론자들은 오토바이 부대 배치가 극도로 위험하다고 주장한다”며 “실제로 러시아의 오토바이 부대는 ‘자살 부대’로 불린다”고 지적했다.
물론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군 방어선에 충분한 균열이 나면, 대규모 기갑부대를 앞세운 진공을 재개할 수 있다. 프랑스군 소장 출신의 군사 분석가 올리비에 켐프는 한겨레에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군 드론에 쉽게 파괴될 수 있는 전차·보병전투차를 아끼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장비들을 다시 투입할 것”이라며 “‘탈기계화’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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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의 격전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전선에서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대도시 한곳을 한순간에 잃을 뻔한 기습을 받았다. 러시아군이 지난달 8∼11일 나흘 새 도네츠크주의 병참 요충지 포크로우스크 북쪽 방어선을 15km 넘게 뚫고 들어온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참호와 요새가 빽빽한 이곳에서 이만큼 깊은 ‘돌파구’가 뚫린 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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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병사가 오토바이에 실은 드론 재머(전파방해) 장치를 점검하는 모습.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 그룹 ‘프론텔리전스 인사이트’
우크라 괴롭히는 ‘오토바이 기병들’
그러나 최근엔 러시아군이 병력을 신속·은밀하게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바뀐 전장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전차 없는’ 소규모 보병 분대의 돌격을 늘린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제1아조우군단의 한 지휘관은 5일 르피가로에 “최근 몇달 동안 전선 전체에 걸쳐 2∼3명 보병으로 구성된 소규모 공격 작전이 목격돼왔다. 반면 장갑차를 활용한 대규모 공격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병력 기동의 신속성을 극대화한 러시아군의 ‘오토바이 부대’가 우크라이나군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6월 보고서는 러시아군이 지난 봄부터 용치 등 전장 환경을 재현한 훈련장에서 2륜·4륜 비기갑차량 부대를 훈련해온 데 주목했다. 러시아군은 기동력 강화를 위해 올 연말까지 중국산 오토바이 최대 20만대를 구입하고, 4륜구동차·버기카 등 수만대의 경차량을 사들일 계획이다. 지난 연말에는 ‘전동 킥보드’를 타고 도네츠크주 토레츠크 전선으로 침투하는 러시아군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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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는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군은 오토바이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투명한 전장에서 느리게 움직이는 차량이 위협이 되면서, 러시아군은 오토바이 등 빠른 비기갑 차량 사용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방에선 이를 두고 ‘기병 전술의 부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무장을 줄인 대신 기동성을 높인 경기병은 전근대 전장에서 후방 교란·침투·정찰 등으로 활약했지만, 기갑부대가 주력으로 떠오른 제1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대부분 사라졌다. 그 역할을 우크라이나 전장의 오토바이 부대가 되살렸다는 얘기다.
르피가로는 “전쟁의 부분적인 ‘비기계화’가 목격되며, 소규모 보병 분대나 오토바이를 탄 ‘용기병’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옛날 말을 타고 이동해 도보로 전투를 벌이던 병사들의 현대식 부활”이라고 평가했다.
“서방 군대에 채용될 전술인지는 의문”
실제로 우크라이나군은 ‘오토바이 기병’들의 고속 침투를 드론 등으로 따라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파블렌코 크리제셰우스키 우크라이나군 대령은 뉴욕타임스에 “15명이 탄 장비 1대를 타격하는 건 꽤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이 15명이 (각자) 전기 스쿠터에 타고 있다면 그건 정말 큰 문제”라고 말했다.
소규모 부대의 침투는 전선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방어해야 하는 면적을 넓히는 효과도 있다. 이전까지 참호 속에서 적을 기다리며 드론 등으로 해치우던 우크라이나군은, 요새 밖 후방의 러시아군을 쫓아다니며 소탕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병력 부족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는 전선 정면의 수비군을 후방으로 빼는 게 부담스럽다. 우크라이나 정보국은 이달 현재 우크라이나에 약 70만명의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본다. 반면 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은 30만여명에 그친다. 돈바스의 한 우크라이나군 돌격여단 장교는 르피가로에 “더는 보병(충원)이 없다. 이것은 더 이상 방어선이 아니며 100미터, 200미터 간격으로 병사 두세명을 둔 진지일 뿐”이라고 전했다.
전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러시아군은 향후 이 전술을 우크라이나를 넘어 나토(NATO) 국가를 상대하는 작전 등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방 등 각국 군대가 이런 교리를 따라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장갑이 전혀 없는 오토바이를 타고 적진에 들어간 병력이 ‘살아 돌아오기’가 힘든 탓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병사 목숨을 소모품으로 보는 러시아 지휘관들과 달리 반대론자들은 오토바이 부대 배치가 극도로 위험하다고 주장한다”며 “실제로 러시아의 오토바이 부대는 ‘자살 부대’로 불린다”고 지적했다.
물론 러시아군도 우크라이나군 방어선에 충분한 균열이 나면, 대규모 기갑부대를 앞세운 진공을 재개할 수 있다. 프랑스군 소장 출신의 군사 분석가 올리비에 켐프는 한겨레에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군 드론에 쉽게 파괴될 수 있는 전차·보병전투차를 아끼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 장비들을 다시 투입할 것”이라며 “‘탈기계화’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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