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가입 133일 살다간 ‘여수 영아’···법원 밖엔 근조화환 170개가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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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죽음을 아파하는 시민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이들은 화환마다 ‘우리 천사 아가 사랑해. 기억할게’ ‘사랑 듬뿍 받는 가정에서 태어나길’ ‘다음 생에는 이모한테 와’ 등의 문구를 붙였다.
법원 앞 한쪽 나무에는 십여 개의 파란 풍선과 파란 띠가 달렸다. 파란 띠에는 ‘그곳에선 아프지 말고 행복하렴’ ‘미안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할게’ 등 글귀가 적혔다.
유아차를 끌거나 어린아이를 품에 안고 온 부모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현장에 모인 사람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이다. 이 대화방에는 현재 약 3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전날 제주도에서 왔다는 유정원씨(34)는 “용기를 내서 학대 영상을 봤는데 같은 엄마로서 도저히 믿기지 않는 참혹한 실상에 가슴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이곳을 찾게 됐다”고 했다.
대구에서 새벽 첫차를 타고 왔다는 신채음씨(32)는 “정인이 사건 당시 아파하기만 하고 정작 아무것도 못했다는 게 부채감으로 남아 있었다”며 “이번에는 아이의 마지막 길을 외롭게 두지 않겠다는 생각에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법원 앞은 오후 1시부터 엄정한 처벌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공동 성명서 낭독이 이어졌다.
스스로를 ‘평범한 엄마 아빠들’이라 밝힌 이들은 “단 133일을 살다 세상을 떠난 해든이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은 사랑받고 행복할 권리가 있다. 죄질에 맞는 처벌을 내리라”고 했다.
피고인들을 태운 호송차가 법원 정문으로 들어서자 시민들은 정문 한쪽에 일렬로 섰다. 이들은 호송차를 향해 피켓을 흔들며 “아동학대 엄벌하라” “살인죄로 처단하라”고 외쳤다.
호송차가 법원 안으로 들어가자 현장에 모인 시민들은 하나 둘씩 316호 법정으로 향했다.
이 사건은 한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검찰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홈캠 영상 약 4800개 등을 확보해 A씨에게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가해자인 친모 A씨는 지난해 10월 22일 여수시 자택에서 생후 4개월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남편도 학대 방치와 사건 참고인 협박 혐의(아동복지법 위반 등)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결심 공판에서 친모 A씨에게 무기징역을, 학대를 방치한 남편 B씨에게는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생후 4개월 영아가 무차별 학대로 생을 마감해 되돌릴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점 등 아동학대 범죄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공판 검사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A씨는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고개를 숙였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죄송하다. 무거운 형벌이 내려져도 달게 받겠다”라고 말했다.
1심 판결은 다음달 23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재판을 방청한 김모씨(43)는 “해든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재판을 지켜보는 것뿐이라 마음이 더 아프다”며 “다음에도 꼭 다시 찾아와 가해자들에게 어떤 판결이 내려지는지 끝까지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6년 전 세 살배기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친모가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30대 여성 A씨의 혐의를 아동학대치사에서 살인으로 변경해 26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A씨는 딸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과 이불을 갖고 장난치고 있었는데 아이가 이불에 뒤덮여 울기 시작했다”며 “울음을 그친 뒤 이불을 걷었을 땐 의식이 없었다. 이후엔 직접 딸의 목을 졸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딸의 친부와 헤어지고 아이를 혼자 키우기 힘들었다. 내 인생에 짐이 되는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0년 3월 시흥시 정왕동 한 아파트에서 친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치사)로 지난 16일 체포된 뒤 19일 구속됐다. A씨와 연인 관계로 함께 구속된 B씨는 숨진 C양의 시신을 안산시 단원구의 한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A씨는 2020년 2월 딸이 숨졌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와 B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들이 같은 해 3월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딸의 사망 사실을 숨기기 위해 2024년 초등학교 입학 시점에 맞춰 입학 연기를 신청했다. 올해는 해당 초등학교에 B씨의 조카를 자신의 딸인 척 데려가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16일 학교 측의 신고를 받고 A씨와 B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지난 18일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혐의가 살인죄로 변경돼 신상 공개 요건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다”며 “수일 내 심의위를 열고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혐오도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할까. 혐오 표현이 폭력과 차별을 선동하고 민주주의의 토대를 갉아 먹는다면 표현의 자유와 균형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
국가인권위원회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손솔 진보당 의원, 국회입법조사처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혐오 표현 판단 기준에 관한 1차 토론회’를 열었다. 주제는 ‘미국·유럽 등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서구 사회에서 혐오 표현을 어떻게 규제하고 있는지’다. 발제자들은 서구 사회의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형사적 처벌을 두고, 다양한 층위에서 혐오 표현에 대해 제재를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용숙 강원대 부교수는 ‘미국 혐오 표현 구제 법리의 변천과 시사점’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표현의 자유는 온라인상에서 위협 등을 이유로 전환점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미국은 ‘국가가 어떤 의견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중립성을 강조해왔다. ‘나쁜 말’에 대한 치료는 정부 규제가 아닌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혐오 표현이 지닌 해악보다 국가의 개입이 초래할 위험성을 더 큰 위협으로 간주하는 게 기존 미국의 자유주의 법문화”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은 표현의 ‘내용’이 아닌 ‘행위의 위험성’과 ‘화자의 주관적 의도’를 따지기 시작했다. ‘내용’을 판단하면 표현의 자유 논쟁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 이 발언이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발화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분석해 검토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판례 등을 보면 수사기관은 ‘혐오 표현’을 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공포심이나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위험성을 인식하고, 그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심리적 상태가 있었음을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며 “입증 책임을 수사기관에 부담시키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등 헌법적 완충지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정 독일 엘랑엔 뉘른베르크 대학 비전임교수는 ‘혐오표현 판단 기준에 관해 유럽에서의 논의’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유럽에서는 혐오 표현에 대해 처벌하지 않았을 때, 국가가 시민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했는가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혐오표현’을 판단할 때, ‘표현의 자유’ 범주에서 즉각 배제하는 조건을 정해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호 집단 전체의 동등한 존엄성을 부정하는 경우, 폭력-증오-차별 선동을 정당화하는 경우, 홀로코스트와 같은 인류 범죄를 부정하거나 중대하게 축소하는 등은 아예 보호할 범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사건이 아니면 발언이 나온 맥락, 인터뷰 등 전파 형식, 아이들 같은 취약 계층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이 교수는 “유럽인권재판소는 국가가 ‘혐오표현’을 처벌했는가가 아니라 국가가 혐오표현으로부터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예방·수사·제재·구제 수단을 작동시켰는가를 쟁점으로 한다”며 “어떤 적극적 조치를 했는지를 국가가 입증하도록 해서,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호했는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혐오 표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교수는 “인권위는 형벌권을 행사하는 기관이 아니라 ‘사회적 담론의 조정’과 ‘인권 가치의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라며 “혐오 표현의 해악성을 공적으로 확인하고, 사회적 수용 가능성을 낮추는 적극적 대항 표현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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