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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각을 위하여』(2018, 시와소금)
그녀는 서른 후반 늦깎이로 시 공부를 시작해 시인이 되기까지 신산고초를에스텍파마 주식
겪었다. 농사꾼의 딸로 태어나 어린 시절은 달빛과 겨울 흰 눈 사이에서 서성거렸다. 얼음장을 깨고 손빨래를 하고 소죽을 끓이는 일은, 늘 그녀의 차지였다. 그녀의 시를 읽고 있으면, "태산에 올라 하늘에 닿기"처럼, 인생은 무모하기도 하다. 위태위태하게 물동이 이고 가는 그녀의 슬픈 서정시는, "없는 길" 앞에서 서성이는 가난이 보인다. 그녀에게 '시'란단타주식추천
놈은, 평생 뚜벅뚜벅 "황소" 걸음처럼 걸어가는 도반(道伴)처럼 정이 붙었다. 밤낮없이 시의 코뚜레를 뚫어 끈질기게 언어를 잡고 놓지 않는다. 그녀의 시는, 자연 속에서 사물을 뚫어져라 응시한 자리에서 지혜의 촉이 튼다. 어쩌면 그녀의 말처럼 서정시는, 긴 빨랫줄을 지탱한 바지랑대처럼 아득한 것이기도 하겠다. 왜, 김도향(1963~, 대구 군위 출생)에게증권수수료비교
시는 그렇게도 고행이었을까. 근래 그녀에게 시는, 수좌가 화두를 잡고 동안거 하안거에 든 것처럼 경건한 작업이다. 홀로 산사에서 도를 닦는 그녀는, 시의 수행자이다. 경전을 읽고 백팔배를 하고 염불을 하고 법문을 듣는다. 김도향의 「와각(蝸角)을 위하여」는,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와각지쟁(蝸角之爭)"(장자) 인간 삶의 헛됨을 풍자하였다. 밤낮없이 무CS주식
언가를 찾아 허둥대는 현대인을 암유한다. "모래밭에서 숨은 바늘 찾기"처럼, 명예와 권력을 쫓는 세태를 꾸짖는다. 그 누가 "바닷물이 마를 때를 기다"려, 제 뜻을 펴겠는가. 헛되고, 헛된 것이 인간 백 년의 삶이 아니던가. 뒤늦게 백발을 맞고 죽음 앞에서 후회한 들 무슨 소용이랴. 이 시는, 공연히 허깨비 놀음에 바쁜 우리네 삶을 성찰케 한다. 탐진치(貪젠트로 주식
瞋痴) 오욕칠정(五慾七情)에 사로잡혀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달팽이 뿔 위에서 티격태격 싸우다 가는 인간사와도 닮았다. 시는 오직 독행(獨行)하는 자의 공부다. 우리 모두 "백발(白髮)"을 맞기 전에, 그녀처럼 오롯이 홀로 깨어, 죽기 살기로 시 공부하다 서산에 누울 일이다.
김동원 (시인·평론가)
송태섭 기자 tssong@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