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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 수원대 철학과 교수
눈만 돌리면 꽃, 어디서나 꽃이다. 목련, 개나리, 벚꽃, 진달래…, 꽃인가, 빛인가. 정현종 시인이 썼다. “해는 출렁거리는 빛으로 내려오며/ 제 빛에 겨워 흘러넘친다.”(‘초록 기쁨-봄숲에서’ 중) 아하, 그 모든 생명들은 빛의 아이들이다, 흘러넘치는 빛을 먹고 출렁거리며 천변만화를 만들어 내는 빛의 아이들이다! 작년에 꽃 진 그 자리에서 꽃들이 팝콘 터지듯 퍽, 퍽 피어오르며 꽃의 부활을 보여준다 사이다릴게임 . 그리고 내일은 그리스도 예수의 부활을 기뻐하는 부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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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하게도 부활의 전제는 죽음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 쾌감 생겨 학자를 만나면 정보가 쌓이지만 현자를 만나면 인생이 바뀌게 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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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부활을 기억하는 이유는 뭘까? 부활이, 부활에 이르는 모든 날들, 쓰리고 아픈 모든 시간들까지 빛나는 시간이었음을 알 바다신2 다운로드 려주기 때문이 아닐까. 심지어 혹독한 죽음의 시간까지도. ‘왕과 사는 남자’를 보면서도 느꼈다. 우리는 모두 부활이 무엇인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고. 사실 그 영화에서 역사적인 사실은 얼마나 될까? 왕이었기에 왕좌를 위협하는 소년이 있었고, 목숨 걸고 몰래 그 소년의 시신을 수습한 엄흥도라는 인물이 있었다는 것뿐. 그 극적인 뼈대에 덧붙여진 이야기는 우리 릴게임추천 마음속 원형을 자극하며 다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사유하게 하는 것이다.
장항준은 아는 것 같다. 캄캄하게만 느껴지는 적막의 자리에서 삶의 에너지가 부활하는 순간을. 그는 가진 것을 모두 빼앗기고 무기력하기만 했던 노산군이 순박한 마을 사람들을 만나 다 꺾인 줄 알았던 의지의 날개를 펼치는 순간을, 생존에의 욕구밖에 뽀빠이릴게임 없는 것 같았던 성급한 촌장 엄흥도가 노산군을 만나 자기 안에 생존 이상의 힘이 있었음을 깨닫게 되는 부활의 순간을 보여준 것이다.
부활의 전제는 죽음이다. 묘하다. 야스퍼스가 실존적 사유의 깊이를 보여준 성인이라 일컬었던 석가모니도, 소크라테스도, 예수도 모두 죽음을 앞에 두고 그들이 보여준 삶의 태도에서 위대한 인격의 빛을 보여준 인물이었으니. 그중 소크라테스에 대해 야스퍼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차분한데 그의 대화는 인간의 영혼을 흥분시키는 힘이 있었다.”
영혼을 흥분시키면 어떻게 될까? 질투하거나 빠져들거나! 질투하면 공격하고, 빠져들면 팬이 된다. 실제로 소크라테스의 제자 알키비아데스 장군은 자신을 부끄럽게 만든 유일한 인물이 소크라테스였다고 고백한다. 그래서 종종 소크라테스가 세상에서 없어지길 원했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그렇지만 세상에 그가 없다면, 해결되지 못한 채로 남아있는 내 슬픔은 더욱 깊어질 거”라고. 어쩌란 말인가, 이 아포리아를.
광장에서, 길모퉁이에서, 강가에서, 잔칫상 앞에서, 마침내는 독배를 앞에 두고까지 언제나 나직나직, 침착하게 대화했던 소크라테스는 펠로폰네소스 전쟁 끝에 혼란하기만 했던 아테네 군중 심리의 희생양이 되어 마침내 독배를 마셔야 했다.
『파이돈』은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든 날, 그러니까 마지막 날의 대화록이다. 간수가 와서 그의 발목을 꽉 죄고 있었던 사슬을 풀어준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신호인 건데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소크라테스는 오로지 ‘현재’에만 집중하며 대화를 열어간다. 그 현재는 사슬이 풀린 발목에 있다. 그가 말한다. “쾌감이란 이상한 거야.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서 생기니 말이야.” 그냥 꺼낸 말이 아니다.
고통이 지나간 자리에 쾌감이 생기고, 삶 때문에 죽음이 생기는 것처럼 대립되는 것은 대립되는 것에서 생기는 거 아니냐고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런 후에 제자들에게 조심스럽게 되묻는다. 죽음이 삶에서 생긴다면, 삶은 죽음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닐까, 하고. 꽃 진 자리에서 꽃이 피는 이치다.
아내 크산티페가 찾아와 통곡을 하자 이렇게 부탁하기도 한다. “누가 저 여인을 집으로 데려다주게나. 나는 내 마지막을 고요하게 맞이하고 싶네.” 오늘 말을 많이 하면 약의 효능이 떨어져 사약을 더 많이 마셔야 한다는 간수의 걱정을 전해 듣고는 이렇게 반응하기도 한다. “내버려 둬, 그가 그의 일을 하게.”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철학은 죽음에의 연습이다. 무엇이 죽음에의 연습인가? 욕망의 불, 증오의 불, 미혹의 불, 질투의 불…, 그 불길들을 다루는 연습이다. 그런 소크라테스가 마침내 사약을 받았다. 소크라테스는 그것을 독이라 생각하지 않고 삶이라는 병을 치유하는 공양물로 인식했던 것 같다. 그래서 먼저 치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에게 한 방울을 바치고자 했다. 간수가 정량이어서 안 된다고,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셔야 한다고 하자 친구 크리톤을 돌아보며 부탁한다. 신에게 빚을 졌으니 닭 한 마리로 갚아달라고.
파이돈은 그 죽음을 이렇게 증언한다. “그분은 말씀이나 몸가짐이 아주 행복해 보였습니다. 두려움이 없는 고귀한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때 제자들은 소크라테스 때문이 아니라 그런 스승을 잃은 그들의 불행 때문에 울었단다.
명문가 집안으로 정치를 하게 되어 있던 플라톤은 소크라테스를 만나 권력에의 의지를 사유에의 의지를 돌리며 우리가 아는 그 플라톤이 된다. 소크라테스 사후에 엄청난 방랑의 시간을 거쳤으면서도 플라톤은 인생 최고의 감사 이유로 소크라테스와의 만남을 꼽았다. 학자를 만나면 정보가 쌓이지만 현자를 만나면 생이 바뀐다. 부활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주향 수원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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